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송찬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 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속에서 떠오르는
고소하고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 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에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
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
어기여차, 밤을 굴러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덩어리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
꺼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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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시절 담은 사진인데 같은 달이라지만 영 다른 이미지. 기회가 되면 삼각대와 플래시를 사용해서도 찍어보고 싶다. 리뷰 숙제가 있어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집 "끝과 시작" 을 읽고 있는 중. "자유분방한 우주적 상상력". 어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밥을 말아놓고 수원에서 올라왔다. 달을 한참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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