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워지며, 영원하다고
넘실대는 공간을 지나
약속 하나가
일렁이며 내게로 온다.
나는 젖은 그것을
노을에 말려
어두운 곳에 잠그었다.
파르르 떨며
물빛으로 빛나던 눈동자처럼
속삭이던 말들.
삶과 죽음이 뒤섞인 순간.
돌멩이가 된 그것을 꺼내어
쓰다듬어 본다.
다시 뜨거워지며,
영원하다고.
속고 속이고
또 속지만
새끼 손가락 끝
어루만지어
노을에 뉘였다.
2017. 4. 평화의 다리
Derry, Northern Island
글 사진. 김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