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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지 Apr 28. 2017

[여행 詩] 약속

다시 뜨거워지며, 영원하다고


넘실대는 공간을 지나 

약속 하나가 

일렁이며 내게로 온다. 


나는 젖은 그것을 

노을에 말려 

어두운 곳에 잠그었다.


파르르 떨며

물빛으로 빛나던 눈동자처럼

속삭이던 말들.


삶과 죽음이 뒤섞인 순간.

돌멩이가 된 그것을 꺼내어

쓰다듬어 본다.


다시 뜨거워지며,

영원하다고.


속고 속이고

또 속지만


새끼 손가락 끝

어루만지어

노을에 뉘였다.





2017. 4. 평화의 다리

Derry, Northern Island


글 사진.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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