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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Jan 16. 2024

먹는 일기를 쓰고 1년

매일 쓰는 짧은 글: 240116 


작년 연초부터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다,라는 글을 읽었다. 뻔하다면 뻔한 말인데 신년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뭔가 더 의미 있게 들려왔다. 그래서 시작한 혼자만의 프로젝트, 하루에 먹을 것들을 다 기록으로 남겨보자, 였다. 그리고 곧 그 일 년을 채운 시간이 다가온다. 










'먹는 일기'를 매일, 매주 성실히 써서 올린 건 아니다. 매 끼니의 사진은 부지런히 찍어두었다가 여유가 있으면 일주일 묶음집을 주초에 써서 올리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바쁘거나 도저히 여력이 없을 때는 사진만 정리해 두고서는 시간이 있을 때 몇 시간씩 몰아서 몇 주, 몇 달분의 일기를 쓰고는 했다. 그렇다. 일기를 미루며 쓴 아이는 커서도 일기를 미루며 몰아 쓰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도 어쨌든 시작과 동시에 지금까지 거의 1년을 누락 없이 썼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마음. 잘했다, 잘했어. 굉장한 글을 써붙이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공들여 찍는 것도 아니지만 일단 시작과 꾸준함에 칭찬을 해준다. 2월이 돼서는 시행착오는 조금 겪겠지만 '먹는 일기'에 일상 사진도 더 많이 찍는 '사진 일기', '하루 일기', '주간 일기' 등의 양식으로도 시도해보고 싶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내가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별로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근데 사진으로 일주일, 한 달, 일 년 분을 몰아서 보게 되면 내가 무엇을 먹고사는 사람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나는 지난 일 년간의 '먹는 일기'로 알게 되었다. 내가 무지막지한 탄수화물 섭취자였다는 것을.. 사진을 정리하면서 혼자 "그만 먹어!!"라고 외친 게 몇 번인지 모르겠다. 조오금은 자아 성찰을 하는 계기도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상업적으로 잘 이용하는 블로그로 나는 아직도 일상 기록, 취미 기록용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조금 아쉽다. 그래도 의미 없는 기록이 없다고 생각해 뭐가 어찌 되었던 의미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얻은 것이라고는 그저 내가 탄수화물을 굉장히 많이 먹고 있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었을지라도 말이다. 이걸 바탕으로 다음 연재물로는 '화교의 밥상'에 대해서 써보면 어떨까 고민 중이다. 먹는 이야기를 내내 할 테니 분명 쓰는 동안에 즐거울 테니 말이다. 





참고로 올려둔 블로그 주소; 관심 있으신 분들은 주간 일기를 확인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mede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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