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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Feb 08. 2024

"해피엔딩은 나의 것이라고"

매일 쓰는 짧은 글: 240208 



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집 밖, 내 방 문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힘든 그런. 모든 것이 무겁게 느껴지고 이 생이 버겁게 느껴질 때.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잘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어지고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더없이 길고 더디게 느껴질 때. 끝없는 좌절과 불안 속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을 때. 그럴 때면 스스로에게 다독이는 말이 있다. 괜찮다고, 나의 하루의 끝은 반드시 행복이라고. 



출처: 도둑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국내 영화, 도둑들. 영화 말미 부분에서 전지현이 한 유명한 대사가 있다. 



해피엔딩은 나의 것이라고 



저 장면은 보는데 극 중 애니콜인 전지현의 높은 자존감과 당당함이 너무나 부러웠고, 저 대사는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왔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던, 나는 분명히 행복하질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고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자아선언같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우리 모두 밖에서, 또는 집 안에서 어떻게 어떤 식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한들 우리는 모두 그 끝에서는 잠을 청하게 된다. 적당히 푹신하고 적당히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포근한 이불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반드시에 가까운 약속을 받는다. 힘들게 살아낸 하루의 끝엔 모두에게 안식의 시간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과 위로의 순간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뻔해서 인지를 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반대로 이것만 정확히 기억해두고 있다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의 끝에는 반드시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다는 시간이 있으니 이 힘듬에도 잠시나마의 휴식과 끝이 있다고 안심할 수 있다는 것.


전지현의 저 말처럼 내 인생의 끝이 해피엔딩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매일의 끝은 반드시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따스함 속에서 쉴 수 있는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매일을 쌓아가다 보면, 긴 인생으로 바라보았을 때에도 그 끝은 반드시 해피엔딩이 아닐까, 오늘도 불안 속에서 허덕일 때에 스스로에게 부적처럼 타일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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