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90년 첩보위성-3D 지도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새로운 10년(1990년)을 시작하는 새해가 되면서 6개월마다 팀 전체가 움직이는 모니터링 룸 순환근무에서 나는 3개월 기준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아 두 번째 룸에서의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어느 업무에 익숙해지고 좀 더 심도 있는 시작을 할 때마다 새로운 업무에 투입이 되는 상황에 짜증도 났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나의 펜타곤 첩보위성 분석 두 번째 업무도 내용만 다를 뿐 사진이나 이미지를 보고 분석하는 방식은 같았다. 다른 부분이라면 지면과 지층을 촬영한 정보를 이용하여 일차로 분석된 사진이나 영상을 확인하고 3D 이미지로 변환시킨 후 확인 및 분석하는 업무였다.


단층 촬영이 가능한 첩보위성으로 광물자원의 종류나 위치 등도 유추가 가능한 것이었지만 당시(1990년) 가장 중요한 내용은 지하 핵실험과 관련한 특별 감시 구역의 지층 변화이었다. 비밀스러운 핵실험을 위해 지하에서 폭발 실험을 했을 경우 해당 지역의 지층에 반드시 변화가 오기에 기존 정보와 비교 후 실험 가능성을 유추하는 방식이었다.

그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될 경우 지속적인 감시를 위해 특정 위성을 24시간 고정시킨다든지 필요시 현장에 정보원을 파견하는 방법으로 변화나 변경된 지역의 정보 또한 수집하여 분석하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층 및 단층 변화에 따른 일차 분석은 미 국토지리정보원(NGA)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근거로 3D 이미지로 변환하였다. 3D로 변환된 이미지는 지표부터 시작하여 가기 다른 색깔로 표시되었는데 아마 각 층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던 것 같다. 그 색깔을 기준로 땅속에 어떤 광물 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였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3D 이미지 변환에 대한 명령어를 입력 후 구리, 니켈, 아연, 황 등 광물의 명칭들이 화면에 나타났고 지층 변화에 대한 결과는 지진과 같은 자연에 의한 변화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변화인지를 구분하고 분석한 내용이 화면에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 것이고 그런 근거들에 대한 데이터를 조합하여 결과치를 만들어 낸 것이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고 지구 상에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감시와 파악을 넘어 땅속 내용까지 알고 있다는 것에 이런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이며 미국은 얼마만큼을 보유하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나의 보안 등급에서 접할 수 있는 이상의 정보가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근무한 모니터링 룸이 국방부가 관장하는 첩보위성들의 2D적인 정보 분석이었다면 두 번째는 그 2D 정보들을 3D 이미지를 포함한 3차원적 정보들로 상향된 내용이었다. 더불어 NRO와 NSA 그리고 NGA로부터 전송되거나 분석 가공된 정보들이 집합되어 있는 것이니 과연 마지막 세 번째 룸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지만 우선은 이 두 번째 업무에 충실하기로 하였다.


두 번째 업무 기간인 3개월 차가 마무리되어갈 때쯤 워싱톤 DC의 유명한 벚꽃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가 식당에 게시되어 있었다. 1900년대 초 일본이 기증하여 심은 2,000여 그루의 벚꽃들이 만개하면 이쁘겠지만 사실 세상의 기념일이나 축제 같은 이벤트에 참석할 시간이 있다면 잠을 택하는 선택의 시간들만이 존재해왔던 펜타곤에서의 4개월이었다. 아프리카의 10일간의 휴가를 제외하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업의 특성상 휴일의 개념 없이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이자 세 번째 모니터링 룸으로의 이동을 앞둔 어느 날 방문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2층에 있는 나의 소속 사무실에서 첫날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던 여자 군인으로부터 뉴욕에 있는 HR이 펜타곤 회의 참석으로 온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우선은 반가웠고 그다음엔 또 뭘까 하는 질문도 생겼다. 이유는 이 전에도 한두 번 펜타곤에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아무런 연락이나 전달된 메시지가 없었는데 이번엔 전달되었다는 것이 궁금하여진 것이다.


며칠 후 모니터와 프린트된 이미지들을 주시하고 있을 때 HR의 도착 메시지를 받았고 나는 2층에 있는 소속 사무실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여군은 의례히 일어나 인사를 하였고 전화를 들어 내가 왔음을 대령에게 전달하였고 들어오라는 전언을 받았다. 대령의 사무실로 들어가니 대령과 HR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뭔가 즐거운 일이 있었는지 두 사람 모두 깔깔 거리며 웃고 있었다. 반가운 악수로 HR과 인사를 나누고 대령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대령은 HR에게 나에 대한 과한 칭찬들을 조목조목 늘어놓았고 HR은 연신 웃으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HR은 펜타곤에서의 업무를 마친 상황이었지만 나는 아직 업무 인수할 시간이 남아 다시 모니터링 룸으로 복귀하였고 나의 업무가 끝날 때까지 HR은 펜타곤에 근무하고 있는 본인의 친구들을 방문하였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HR은 오늘처럼 계속 누군가를 만나고 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조금은 의아하면서도 뉴욕이나 다른 곳에 있는 친구들의 소식들을 묻고 싶어 계속해서 시계만 쳐다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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