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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Dec 09. 2023

[지역 맛집 _부산] 선지국

영남식당

식    당    명 :  영남식당

먹었던 음식  :  선짓국

위          치  :  https://maps.app.goo.gl/iGgZnaDq8D7ruFwb9


[5점 만점]

정감도 : 4  / 지역성 : 4  /  재방문 : 4 /  동행 : 5 /  혼밥 : 5/  시설 : 2.5



부산진시장 건물 옆 골목에 위치한 영남식당은 시장사람들의 끼니를 책임진 곳으로 유명했다.


부산진시장은 서울의 동대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과 함께 전국 3대 혼수 전문 시장이다.

혼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 전체에서 찾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부산진시장 일대를 부산사람들은 조방 앞이라고 부른다. "조방"은 조선방직을 줄인 말로 1917년 11월 10일 현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에 일본 자본에 의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기계제 면 방적 회사였다. 어릴 적 어른들에게 고유명사처럼 들었던 조방 앞 인근에는 결혼식장과 혼수 예단을 하는 시장이 많은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부산진시장은 나에게 서울 동대문시장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지금의 부산진시장은 서울 동대문시장과 비교하면 과거 흔적을 많이 남아 있다. 부산 촌놈이 서울 상경했을 때 동대문 운동장을 중심으로 주변 시장들의 풍경과 정치를 부산진시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지점이다. 부산 사람이 부산 조방 앞에서 서울 동대문 시장을 추억하게 된다.


부산 조선통신사역사관 미디어 구축을 담당하면서 조방 앞(범일동) 주변을 거닐게 되었다. 옛 기억이 있던 곳이며, 서울 동대문 시장을 보는 듯한 익숙한 새로움을 느끼하는 정취 때문에 약속시간 보다 일찍 부산에 도착하여 이곳 주변을 배회하게 되었다.  


영남식당은 부산진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식당이었다. 약간 노포 같은 느낌을 주는 식당 분위기에 그 자리에 서서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식당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지역 음식과 노포 그리고 새로운 지역 음식을 기준으로 한다.

메뉴

부산의 선짓국은 부산사람인 나에게도 낯설었다. 그리고 영남 식당 메뉴는 상당히 많다. 솔직히 메뉴가 많다는 것은 해당 식당에서 모두 만들 수 없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가능한 식당에서 직접 요리하는 음식을 선호한다. 영남식당에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게 한 것이 메뉴 수가 많고, 연관성이 없는 메뉴들이 있어서 고민을 했다.

가장 낯설게 느낀 메뉴는 추어탕이었다. 이 식당에서 추어탕이? 생뚱맞은 느낌이 들었다. 타지에서 방문한 여행객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또 한 가지 생뚱맞은 메뉴가 낙지볶음일 수 있다. 낙지볶음은 조방 낙지(볶음)으로 부산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지역 음식이다. 조방 낙지는 1963년 조방 앞 인근 노동자에게 술안주로 낚지 숙회를 제공하다가, 양념을 해달라는 손님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만들어진 음식으로 부산 특유의 매운 낙지볶음이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 음식점이든 그 식당의 대표 음식을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식당 후기에서도 용기 내어 들어간 식당 안 손님들도 선짓국을 추천하고, 먹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 청결할까?라는 의문, 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들이 스쳐 지나가는 곳... 어느새 현대 문명이라는 선입관으로 나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곳은 젊은 친구들이 방문하기에는 나처럼 용기가 좀 필요할 듯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자리를 잡고 선짓국을 주문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 테이블은 소주와 선짓국을 혼자 먹고 있었고, 다른 한 테이블은 두 사람이 막걸리에 선짓국과 돼지두루치기를 안주 삼아 먹고 있었다. 나는 선짓국만 시켰다.

선지국

내가 기대하는 맛이란 육고기 비린 내가 나지 않으면서 깊고 구수한 맛을 내면서 선지 식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이유는 노포집과 시장 식당 음식에서는 비린 내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곳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육고기 및 생선 등의 고기 비린 맛이 아주 약간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과 있지만, 나는 육고기 비린 맛에 민감하여 약간은 두려움이 있었다.음식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짜릿함. 이것 또한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감성이다.


드디어 선짓국이 나왔다. 숟가락으로 먼저 국물을 한입...

약간 가벼우면서 특유의 고깃국물이 났고, 비린 만은 많이 나지 않았다. 느낌으로 이 상태로 먹으로면 몇 숟갈 먹다 보면 비린 맛을 느낄 것 같았다. 그래서 국물 위의 양념장과 파 등을 섞어서 다시 한 숟갈... 칼칼한 맛이 훅 올라오면서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선지도 적당히 잘 익혀졌고, 비린 맛이 없었다. 밥을 말아 천천히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를 끝내고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약간의 느끼함이 올라왔지만, 불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커피 또는 차를 후식으로 하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서울의 선짓국처럼 깔끔한 맛은 아니다. 영남식당의 선짓국은 칼칼하면서 노포집의 정감과 세련되지 않지만 그 투박함이 지역적 정서를 느끼게 하였다. 마치 조방낙지볶음처럼....


조선통신사역사관 미디어 사업 마무리가 되면서 이곳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없었지만, 기억에 남는 식당이다. 60년대 생들에게는 추억을, MZ 세대에게는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해 본다.



[AI 추천 _ 선짓국 맛집]

** 클로바와 바드가 추천한 곳 _ 방문했던 곳 중 개인적으로 인사이트가 없었던 곳은 제외


1. 장모님 해장국 (서울)

    사골 국물에 어우러진 푸짐한 선지가 일품. 선지의 녹진한 맛과 사골 국물의 깊은 맛이 조화

2. 무교동북어국집 (서울)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선짓국 전문점. 깊고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선지가 어우러짐

3. 서포선지국 (부산)

    24시간 영업하는 선짓국 전문점. 깔끔한 국물과 푸짐한 선지 제공

4. 부영선지국 (인천)

    탱글탱글한 선지와 부드러운 우거지가 듬뿍 들어간 깔끔한 국물의 선짓국 전문점

5. 대덕식당 (대구)

    앞산에 위치한 선지해장국 전문점으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음

6. 유치회관 (수원)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해장국 전문점으로, 선짓국을 함께 판매

7. 남주동해장국 (청주)

    청주 남주동에 위치한 해장국 전문점으로, 선짓국을 함께 판매

8. 광주식당 (광주)

   광주 대인시장에 위치한 국밥 전문점으로, 선짓국을 함께 판매



나는 음식 및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내 입에 맞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는 그런 음식과 음식점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에게  음식은 나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화이다.


이 시대 음식 역할과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익숙한 새로움"으로 답을 내렸다.

이 답을 기준으로 나만의 평가 지수로 음식점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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