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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Feb 11. 2024

[지역 맛집 _부산] 멸치회무침

장군멸치회촌

식    당    명 :  장군멸치회촌

먹었던 음식  :  멸치회무침, 멸치튀김

위          치  :  https://maps.app.goo.gl/x8u7YwgSbVM7jZ6o6


[5점 만점]

정감도 : 5 / 지역성 : 5 /   재방문 : 5 /  동행 : 5 /  혼밥 : 2  /  시설 : 3



디지털 공공미디어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던 2021년까지는 본격적인 업무의 시작이 대부분 5월 중순부터였다. 거의 매면 5월 중순부터 다음 해 1월 중순까지 정신이 없이 바쁘다. 기획, 현장 조사, 연구, 중간보고 및 보고서 작성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다. 가끔은 12월 중순에 모든 컨설팅이 종료되면, 여행을 가기도 하였다. 2021년 그해는 1월 말에 보고서를 모두 제출하고, 2월은 좀 쉬고, 3월부터 5월 초까지 컨설팅 예정 고객사와 업무 조율 및 신규 영업,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실제 일은 하지 않지만, 한 해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이라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조급해지는 기간이었다. 이런 시기이면 짧은 여행이지만 떠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에, 계획 없는 여행으로 아내와 함께 최적인 부산을 선택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이 부담스러워졌다. 그리고 "여유"의 소중함을 알면서부터는 지방을 다닐 때 자동차로 2시간 이상의 거리는 가능한 철도를 이용하게 되었다. 2021년 부산 여행도 고속열차를 타고 간단한 배낭 가방하나만 들고 1박 2일로 떠났다.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여행 첫날 계획을 세웠다.

첫날은 부모님 산소에 갔다가, 바다가 보이는 숙소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여행 출발 전 부산역 앞에서 쏘카를 예약하였다. 쏘카로 양산 산소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나는 아내에게 어릴 적 내 삶의 일부를 이야기해 주었다. 부모님 산소에서 스치는 우리 아들의 모습에, 아내가 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나와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아들을 투영하며, 어릴 적 내 삶의 일부를 이야기해 주었다. 가끔 나는 아들의 행동과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고, 그리고 그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잔뜩 흐린 날이지만, 5월의 부산은 느낌적으로 포근했다. 이런 날이면 버스 회수권을 갖고 무작정 바다를 보러 갔던 어릴 적 기억!! 이제는 도시화되어 버린 숙소 앞 해수욕장 바다보다는, 청소년 시절 방황하던 조금은 쓸쓸하고 여유롭고, 한적한 그때 그 시절 바다 모습이 그리워졌다. 경상남도에서 부산시로 편입된 기장군 일부 바닷가는 그때 그 느낌을 아직은 갖고 있었다. 저녁을 기장 바닷가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산소에 절을 하고 길을 나섰다.

해동 용궁사

나에게 기장은 해동 용궁사로 각인이 되어 있다.

어릴 적 해동용궁사를 가려면 141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송정 해수욕장 인근에 내려 다시 걸어서 한참을 갔던 힘겨웠던 기억... 그리고 결혼 전 아내에게 해동 용궁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해운대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비싼 택시비를 주고 방문했던 곳...

당시에는 해동용궁사는 아담한 암자였다. 산길을 지나, 바닷가로 내려가다 보면은 세상에서 숨겨진 낙원 같은 도량이었다. 산길을 따라 걷다, 산 아래로 내려가면 마치 바다 위에 절이 있는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끔 혼자도 갔던 곳이었다. 사람들에게 해동용궁사가 알려지고, TV에 소개가 되면서 이곳은 도량이 아닌 관광지로 변해 버렸다. 자본으로 사찰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해동 용궁사 여행은 계획에 반영하지 않고 우리는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장군멸치회촌 앞 포구

우리가 선택한 곳은 기장 장군멸치회촌이다.

장군멸치회촌이 위치한 포구에 들어서니 주변에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그리고 동해안 관광지에서 보았던 건어물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날이 잔뜩 흐려 있었고,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른 저녁 동네 사람들 이외에는 오가는 이가 없는 한적함에 나는 오랜만에 그 어릴 적 기억의 푸근함을 느끼게 되었다.

회색 빛 하늘에 들리는 파도소리와 작은 포구의 파란 배들 그리고 마을에 한두 집에서 불을 켜 놓은 풍경은 그 어릴 적 까까머리 소년이 송정리에서 경험했던 그 풍경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아내를 먼저 식당에 보내고 잠시 시간 여행을 했다.


평일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식당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내와 나는 몇 해 전에 갔던 남해 미조식당에서 경험했던 멸치 음식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장 맛집 검색에서 멸치회무침이 눈에 띄었고, 45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기장군 맛집이라는 설명에 우리는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세월이 주는 맛이 궁금했다. 아내는 이미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는 멸치회무침과 멸치 튀김을 주문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멸치는 아주 작은 것으로 생각을 하는 데, 멸치는 크기에 따라 붙이는 이름이 다르고 한다.

멸치회무침

개인적으로 나는 과메기와 멸치회는 약간의 비린 맛이 가미가 된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생선맛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중부권 토박이 분들이 국밥이나, 짜장면에서 육류 비린 맛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나는 육류 비린 맛을 힘겨워한다. 그래서 식감과 함께 비린 맛이 없는 육류 요리와 음식을 좋아한다. 아내는 생선 비린맛이 있는 멸치회무침과 과메기를 꺼리는 데, 장국멸치회촌은 아내가 먹기에도 충분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첫 번째 젓가락은 멸치회 한 점으로 시작하였다.


나에게는 생선 비린 맛이 거의 없어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멸치회 특유의 고소함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멸치회는 다시마와 야채를 함께 쌈으로 싸 먹었을 때, 다양한 식감과 야채의 단맛, 회무침 양념의 살짝 매콤함과 멸치의 고소함으로 입 안이 풍미로 가득 채워졌다.


멸치 튀김은 말이 필요 없는 아삭함과 고소함이 입 안에 펴졌다. 맥주 생각이 간절했지만, 운전으로 탄산음료로 대신하며, 입 속의 뜨거움을 식히며, 멸치튀김의 고소함을 즐겼다.


남해 미조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던 것만큼 좋았다. 특히 포구의 풍경 그리고 아내와 함께한 시간이 장군멸치회촌에 대한 나의 추억을 아름답게 해 주었다. 비 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할 때쯤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밤이 되자 이곳은 깜깜해졌고, 차를 몰고 도시의 빛 속으로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AI 추천 _  멸치회 맛집 ]

** 클로바 추천한 곳 _ 방문했던 곳 중 개인적으로 인사이트가 없었던 곳은 제외


1. 남해군 : 미조 식당 _ 남해 여행 때 방문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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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 및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내 입에 맞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는 그런 음식과 음식점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에게  음식은 나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화이다.


이 시대 음식 역할과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익숙한 새로움"으로 답을 내렸다.

이 답을 기준으로 나만의 평가 지수로 음식점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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