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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Feb 17. 2024

[지역 맛집 _부산] 샤슬릭, 보르쉬

스모키그릴

식    당    명 :  스모키그릴

먹었던 음식  :  사슬릭, 보르쉬, 플로브

위          치  :  https://maps.app.goo.gl/eAiU9qFXFUdciuxv8


[5점 만점]

정감도 : 3  / 지역성 : 1 /   재방문 : 4 /  동행 : 3  /  혼밥 : 1  /  시설 : 3


개인 기준이지만 점수를 선택하는 데 잠시 고민을 했다. 정감도는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3점, 러시아 음식이기에 지역성 부분에도 1점, 재방문은 하고 싶은 곳이다. 동행에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3점. 혼밥을 하기에는 분명히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1점, 시설은 그저 그러하다. 그래서 3점을 선택하였다. 그런데 이곳은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러시아 음식을 부산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모키그릴이 있는 곳은 부산역 맞은편 부산 차이나타운과 인접해 있다.

스모키그릴 입구


부산 차이나타운은 서울, 인천의 차이나타운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이곳은 다국적 느낌을 많이 준다. 서울과 인천 차이나 타운은 화교를 중심으로 중식당 거리가 형성되었다면, 부산은 미국, 러시아, 동남아 등 여러 국가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릴 적 (중학교 시절)에는 이곳은 중국집이 즐비하였고, 미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입항하여 미군이 들어올 때, 그리고 부산 주둔 미군들을 위한 거리였다. 난 이곳에서 가끔 짜장면을 먹었던 기억과 미군 물품 판매하던 가게와 영어로 쓰인 펍 가게의 잔상이 남아 있다. 어릴 적 나에게 이곳은 부산이 아닌, 아니 한국이 아닌 곳이었고, 무서운 동네였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 부산역에 내려 시간 여유가 나면 가끔 이곳의 짜장면과 만두를 먹기 위해 길 건너가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러시아 사람들과 고려인이 부쩍 늘어난 것을 알게 되었다. 기억 속의 차이나타운도 변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낯선 이방인들의 거리였다. 시대에 따라 이방인이 달라지고 있었다.


부산은 항구 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여러 문화 유입이 많은 곳이다. 역사성과 지리적 특징으로 부산은 일본과 교류가 밀접하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중국, 미국, 러시아 그리고 동남아까지 각 나라 사람들이 거주와 방문 등의 영향으로 그들의 문화가 부산이라는 곳에 스며들었다. 부산은 분명 다국적 문화 요소가 많음에도 부산이라는 고유성을 갖고 있으며, 다국적 문화를 부산의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한국화 (지역화) 시키는 힘을 갖고 있는 묘한 곳이다. 이것이 부산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스모키그릴을 방문하게 된 것은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추억 때문이었다.

출장 겸 가족 여행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갔었다. 그때가 1월이었다. 무척 추웠다. 첫날은 숙소에 짐을 풀고 인근 식당에서 여행객의 배고픔을 달래고 지역 음식을 접하는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음식점을 찾아보았다.

보르쉬

그리고 우리는 호텔 직원에게 지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을 추천받았다. 이미 해는 지고, 블라디보스토크의 날씨는 매서울 정도로 차가웠고, 바람이 불면 말 그대로 칼바람이었다. 추워에 배고픔을 참고 간단히 편의점에서 무엇인가로 끼니를 때울까 망설였지만, 가족여행의 목적도 있어서, 호텔 직원이 추천한 식당으로 갔었다.

식당에서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보르쉬와 플로브였다. 추위를 달래줄 수 있는 음식으로 보르쉬를 배고픔을 채워 줄 수 있는 음식으로 플로브를 선택하였다. 보르쉬는 스프로 붉은색을 띠고 있어 얼핏 보면 육개장 같은 비주얼이지만, 스프라는 말에 그 붉은색의 정체가 궁금했다. 보루쉬의 붉은색은 비트를 요리 사용하거나 또는 토마토 사용에 따른 것이다. 우리가 먹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보르쉬는 토마토 베이스였다.


보르쉬의 따뜻한 국물에 고기와 각종 야채가 들어 있어 몸을 녹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토마토 스프 특유의 맛에 야채 단맛과 고기 국물 맛까지 우리 가족에겐 러시아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 첫 끼니였다.


플로브는 보르쉬를 먹는 동안 나왔는 데, 볶음밥 비주얼이었다. 스프로 몸을 녹이고, 속을 진정시킨 후 배고픔을 다스리기에 플로브는 안성맞춤이었다. 약간의 고기 비린 맛이 있었지만, 여행객이 즐기기에 무리가 없었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4박 5일 동안 극동 러시아를 즐기게 되었다.


2021년 아내와 부산 여행 마지막 날 귀경을 위해 부산역 인근에서 식사를 위해 음식점을 찾던 중 스모키그릴을 알게 되었다. 러시아 전문 음식점이라는 말에 2018년 여행이 스쳤다. 혹시 그때 그 맛을 또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우리를 스쳤다. 스모키그릴에 들어서는 순간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고, 러시아 분들 (아시아계를 포함한 러시아인)이 식당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순간 멈칫했는 데, 주인장이 서투른 한국말로 우리를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식당 방문 때 보다 더 낯설었던 순간이었다. 아내와 난 자리를 잡고 종업원이 건네준 메뉴판을 보면서 러시아 여행을 상기하면서 보르쉬와 플로브 그리고 양고기 샤슬릭을 주문하였다.

샤슬릭

잠시 후 플로브와 보르쉬가 먼저 나왔다. 그리고 샤슬릭은 약간이 시간이 흐른 후 나왔다. 아내와 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먹었던 음식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미묘한 차이는 있었지만 보르쉬는 이곳도 토마토 베이스 국물이었다. 맛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플로브는 고기 비린 맛을 거의 느낄 수 없어 좋았다. 샤슬릭은 역시 꼬치 안쪽은 잘 익어서 부드러웠고, 겉은 잘 익혀져 바삭바삭했다. 무엇보다도 부산에서 러시아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반가웠고, 신기했다. 어느 음식이든 지역의 환경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은 스모키그릴은 그들의 음식 문화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현지인들이 참 많은 이유가 있었다.


부산 속의 러시아 음식, 중국 짜장면이 작장면에서 시작된 것처럼, 보르쉬와 샤슬릭이 어떻게 한국화 되어갈지 궁금해졌다. 자신의 것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것을 잃지 않고 계승 발전 시키며, 정체성을 잃지 않고 새롭게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재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식은 문화적 차이로 누군가에게 완전히 새로운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것이다. 경험을 공유하고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음식은 문화와 문화를 이어주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음식은 그 지역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발전하고, 유입된 음식 문화는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지역 사람들의 소비로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기에 적격이다.


부산 속의 러시아 음식 문화 스모키그릴!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AI 추천 _  러시아 음식점 ]

** 클로바 추천한 곳 _ 방문했던 곳 중 개인적으로 인사이트가 없었던 곳은 제외


1. 파르투내 -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근처에 위치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음식 전문점

2. 트로이카 - 이태원에 위치한 러시아 음식 전문점으로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이색적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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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 및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내 입에 맞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는 그런 음식과 음식점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에게  음식은 나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화이다.


이 시대 음식 역할과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익숙한 새로움"으로 답을 내렸다.

이 답을 기준으로 나만의 평가 지수로 음식점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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