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병 같은 소화기 질환들
속이 쓰리고, 아파서 내과에 가면 '위식도 역류'라는 병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용어로 GERD(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라고 합니다. G는 gastro(위), E는 esophageal(식도의), R은 reflux(역류, 거꾸로 올라가는), D는 disease(질병)를 뜻합니다. 특별한 검사상 문제가 없는데도 환자는 속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신경성 위염이라는 매우 모호한 병으로 불립니다. 결국 "너는 문제가 없는데, 예민해서 아프다는 거야"라는 약간 기분 나쁜 꼬리표 같죠? 의학용어로는 포괄적으로 기능성 위장장애(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ease) 혹은 기능성 소화장애(functional dyspepsia)라고 불립니다. 뭐, 어떻게 부르든 별문제 없는데 증상이 있다는 의미는 변함없습니다.
소화도 잘 안되고, 여기저기 몸도 아픈 것 같은데, 병원에선 별 이상이 없다고 하면 더욱더 걱정이 됩니다. 불안하고 날이갈 수록 증상은 더 심해지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아픈 것이 걱정되는 상황을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라고 합니다.
양쪽복부통증이 건강염려증이 된 사연
명치 양쪽 옆부분을 늑골하부(hypochondrium)라고 합니다. hypo는 '아래에'라는 뜻이고, chondrium은 '연골'이란 뜻이에요. 연골 밑이란 뜻인데, 어느 연골이냐 하면 늑골 밑을 이야기해요. 간장, 비장, 담낭 등 중요한 장기들이 갈비뼈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이 늑골하부(hypochondrium)에 병증을 나타내는 접미사 '~sis'를 붙여서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 되었습니다. 명치부위와 갈비뼈 아래 부위는 늘 걱정도 되고 잘 아프기도 잘하는 부위예요. 그래서, 늑골하부늑골하부(hypochondrium)의 불편감이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란 단어가 되었습니다. 실제 건강염려증은 소화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병이건 증상이건 과민하게 의심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건강염려증 환자는 'hypochondriac'이라고 해요.
그리고, 갈비뼈 아래가 아프다고 무조건 꽤 병이라고, 건강염려증이라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여러 가지 질병이 실제 hypochodrium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 위식도역류
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ease : 기능성 위장장애
hypochondrium : 늑골하부
hypochondriasis : 건강염려증
hypochondriac : 건강염려증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