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빵! 방귀소리 같기도 하고 당연히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외래어입니다. '빵'은 인도유럽어족의 언어로 추정되는 고대 언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라틴어로 Panis, 스패니쉬로 pan, 포르투갈어로 pão, 이탈리아 어로 Pane, 프랑스 어로는 Pain 다 발음이 비슷하죠? 모두 '빵'에서 유래했습니다. 한국에는 일본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포르투갈을 통해 일본으로 전달된 pão(빵으로 읽힘)라는 단어가 일본어로도 パン(빵/팡)이라고 사용되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발음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동료를 뜻하는 영어단어 "Companion"은 함께를 뜻하는 라틴어 "com-"과 빵을 뜻하는 "panis"의 합성어입니다. "Panis"는 라틴어로 "빵"을 뜻하는 단어이니, companion은 "함께 먹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즉, 기본적인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생활에 가장 중요한 "panis"를 통해, 그것을 함께 먹는 사람들을 companion이라고 표현했지요. 미국에서 식당에 혼자 들어가면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Do you have a company?"
"흔히 동반자가 있으세요?"라고 번역하지만, 글자 그대로는 "같이 먹을 사람 있으세요?"란 의미가 됩니다. 혼자 먹는 사람 참 슬프죠 ㅜㅜ
루치아노 파파로티와 스팅이 부른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잘 알려진 '생명의 양식'이라는 성가의 원래 제목은 "Panis Angelicus"입니다. "Panis Angelicus"는 라틴어로 "천사의 빵"이라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St. Thomas Aquinas)가 1264년에 작성한 성체 찬송가의 일부로, 성체 예배에서 사용되는 노래 중 하나였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성체의 신비와 그것이 천사와 인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찬미합니다. 여기서 panis는 그리스도의 성체를 상징합니다. companion의 panis와 같은 어원입니다. 최후의 만찬그림을 보면 예수와 그 제자들이 빵을 나누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결속을 상징하는지 보여줍니다.
식구 "食口"
"Companion"라는 단어를 보면, 식구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나요? "食口"는 한자어로, "식"과 "구"라는 두 개의 한자로 구성됩니다. "식食"은 먹을 음식을 가리키는 한자이며, "구 口"는 먹는 입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따라서 "食口"는 먹을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중국어에서 食口는 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살며 식사를 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또한 가축의 식욕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의미와는 좀 다르지요. 한국인들은 관계에 있어 특히 밥을, 먹는 "구 口"를 중요하게 여긴듯합니다. 일반적으로 "食口"는 가족 구성원을 의미하지만, 어원으로 보자면 혈연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먹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더 넓은 의미입니다. 따라서 친구, 지인, 동료 등과 함께 먹는 경우에도 "식구"라는 표현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家族"라는 단어에서 "家"는 집을 의미하고 "族"는 일종의 집단을 의미합니다. 정확하게 혈연관계를 칭하는 말입니다. 식구(companion)를 정확히 표현한 성경말씀도 있습니다.
빵은 하나이고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
- 고린도전서 10장 17절 말씀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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