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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것 아닌 의학용어 May 18. 2022

'고발하는 심장', 월요일을 특히 조심하세요.

의학용어, 부정맥, 동계, 빈맥, 두근두근한 심장, 속기

그럼에도 난 더 유창하고 과장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지. 하지만 그 소리는 더 커지더군. 어째야 했을까? 낮고, 희미하면서도 빠른 소리였어. 헝겊으로 감싼 시계가 내는 소리 같았지. 나는 숨을 꾹 참았어. 하지만 경찰관들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더라고. 나는 더 빠르고 격렬하게 말을 이어갔어. 하지만 그 소리는 멈추지 않고 더 커지는 거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에드가 알란 포, 그중에서도 죄어오는 불안과 공포가 잘 표현된 고자질하는 심장입니다. 소설을 읽는데 귀에서 심장박동이 환청처럼 들려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 심장은 자주 심장의 문제를 포의 소설처럼 고발하곤 합니다. 


두근두근한 심장

전화 벨소리만 들려도 깜짝깜짝 놀라고, 아무 일도 없는데 가슴이 벌렁벌렁, 두근두근 하신다는 분이 있습니다. 심장의 문제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병적인 두근 거림을 의학 용어로는 동계(palpitation)라고 합니다. palpitation은 주로 증상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고, 병명으로는 arrhythmia (arrythmia: 둘 다 쓰이는 철자)라고 합니다.   


동계, 두근두근한 증상 = palpitation
arrhytmia = a(not) + rrhythm(rhythme) + ia(condition) = 부정맥


a + rrhythm + ia로 이루어진 말이에요. prefix ‘a~’는 기억하시듯이 부정, no의 의미입니다. rhythm이 없으니까 심장 뛰는 박동이 불규칙하다는 말이 됩니다. 심장박동은 리듬 있게 일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리듬이 깨지는 병이 arrhythmia입니다. 리듬이 그냥 빨라졌다, 느려졌다 할 수도 있고, 건너뛸 수도(skipped beat), 한번 더 뛸 수(extra beat) 도  있습니다. 빨라지는 것은 tarchy·cardia라고 하고, 느려지는 것은 brady·cardia라고 합니다. cardia는 심장을 뜻하는 말이고, 'tachy~'는 빠르다, 'brady~'는 느리다는 말의 그리스어입니다. 속도를 나타내는 접두사로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속기(shorthand)는 다른 말로 tachygraphy라고 합니다.



arrythmia(arrhythmia) : a + rrhythm + ia

tachycardia : tachy 빠른 + cardia 심장

tachygraphy : tachy 빠른 + graphy기록 (=shorthand)

bradycardia : brady 느린 + cardia 심장


빠르던(tachycardia) 느리던(bradycardia) 혹은 건너뛰건 정상 리듬을 벗어난 박동을 irregular heart beat 즉 arrhythmia라고 합니다.


성격, 마음과 심장

심장은 늘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 장기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옛날 의사들은 심장 수술도 꺼렸습니다. 심장에 마음이 깃든다는 사실은 과연 낭설일까요? 많은 연구결과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이런 두근거림의 증상이 일차적인 원인은 심장의 문제입니다(43%). 그밖에 정신적인 문제가 31%, 나머지는 약물이나 기타의 원인으로 나타납니다.('Does This Patient With Palpitations Have a Cardiac Arrhythmia Paaladinesh Thavendiranathan', MD; et al. JAMA. 2009;302(19):2135-2143. doi:10.1001/jama.2009.1673)  결국 심장의 문제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정신적인 문제가 심장의 증상, 즉 두근거림(palpitation)을 야기한다는 말입니다.


A형 성격과 관상동맥질환

1950년대 프리드만과 로즈먼은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위험에 빠지는 환자들의 성격을 분석하여 A형 성격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화를 잘 내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하게 연관성이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진호, A형 성격과 관상동맥질환, 2014)


월요일이면 특히 많이 나타나는 관상동맥질환

월요일은 다른 요일에 비해 심장마비로 숨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 또한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50세 이하의 심장질환 관련 사망자를 분류. 조사한 결과 월요일이 다른 요일에 비해 평균 20% 정도 사망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A 10-year study carried out in Scotland suggested that up to 20% more people die from heart attacks on a Monday than any other day. BBC 뉴스, http://news.bbc.co.uk/2/hi/health/612550.stm)


주말에 편히 쉬다가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스트레스는 마음을, 심장을 병들게 합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보기 싫은 사람도, 억울한 일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둥글둥글해진다는 것은 이렇게 내 심장을 해치는 일에도 무던히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내 마음을 아직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완전히 피하는 것이 내 건강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훌쩍 떠나서 살고 싶습니다.


https://brunch.co.kr/@medicalterms/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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