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에서 열린 파라 트라이애슬론 경기의 한 장면이 오늘 우연히 제 눈앞에 놓였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경기장은 조용했고 자전거 거치대는 이미 대부분 비워진 상태였습니다.
그 공간에, 홀로 남아 천천히 의족을 조절하고 인공 팔을 장착하는 한 남성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김황태 선수였습니다.
김황태 선수는 두 팔이 없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기에 충분했지만 정작 그보다 훨씬 더 큰 울림은 그가 보여준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조급하지 않았고 드라마틱한 몸짓 없이 자신의 순서를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의 아내이자 동반자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 젖은 손으로 남편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헬멧을 씌워주며 경기를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무리하는 모습은 어느 스포츠 중계보다도 더 진실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수영을 했고 자전거를 탔으며 달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어떻게 수영을 했는지, 브레이크는 어떻게 잡았는지, 기어는 어떻게 바꿨는지 질문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그런 기술적인 질문들을 점점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어떻게'보다 '왜'에 가까운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어떤 육체적 조건보다 강한 의미로 남았습니다.
경기 말미, 결승선을 향해 달리던 그는 조용히 아내에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입모양으로 그는 말했습니다.
“사랑해요. 존경해요.”
그 짧은 말은 많은 메달보다 무거운 진심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내 인생의 변명 하나가 지워졌다”라고 말했던 것도 어쩌면 그 순간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성취라기보다는 공동체의 노력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혼자 해낸 것’을 더 위대하게 여겨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김황태 선수는 누군가와 함께 완주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적인 여정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김황태 선수
경기를 뛰어넘어 삶 그 자체를 보여주신 당신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코 멈추지 않으신 그 진심에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