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인터넷 커뮤에서 한 여성 연예인의 이혼 소식을 접했습니다.
누군지는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쉽게 아실 수 있는 내용이라 그냥 그 여성, 그 남성 정도로만 표현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혼 후 자녀를 키우지 않기로 했다는 그녀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차갑더라고요.
"어떻게 엄마가 자식을 안 키우냐"는 말이 쉽게 나오더군요.
그 말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 결정을 내렸을지는 아무도 모르고 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자주 잊는 것 같아요.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라는 걸요.
누군가는 남자라서, 누군가는 여자라서 아이를 키우지 않는 게 괜찮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엄마니까 당연히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요?
부모로서의 역할이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걸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부모는 그저 엄마나 아빠가 아닌 함께하는 부모일 뿐이에요.
누가 엄마고, 누가 아빠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함께 책임을 나누고 아이를 돌볼 것인지가 중요하죠.
이혼 후 아이를 누가 키울지에 대해 자꾸만 성별로 나누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엄마니까 여성이니까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말들.
하지만 자녀에게는 그런 이분법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에게는 엄마도 아빠도 그저 부모일 뿐이죠.
그들은 아이의 삶 속에서 언제나 중요한 존재예요. 그 중요한 일을 성별로 나눌 수 있을까요?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돌볼지는 성별이 아닌 각자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결정되어야 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맡아야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부모로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그 사랑을 어떻게 나누고 실천할지가 중요한 거죠.
아이를 돌보는 방식에는 성별의 차이가 들어갈 여지가 없어요.
저는 아내를 '가정 사역자', 나는 '직장 사역자'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각자 맡은 바를 다 하지만 내가 퇴근할 때면 아내도 함께 퇴근을 합니다.
그 후의 시간은 우리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죠.
우리는 부부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동등하게 책임을 나누며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도, 아내도, 아빠도, 엄마도 그저 부모로서 아이와 함께해야 하는 거죠.
자녀를 키우겠다는 결정은 어느 한쪽의 몫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내리는 선택이어야 하죠.
엄마라고 해서 무조건 자녀를 돌봐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빠라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에요.
서로의 상황과 조건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결정을 함께 내리는 것.
그게 부모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이혼 과정의 양육 결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라서 엄마라서가 그 결정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되고 마찬가지로 남자라서 아빠라서도 그 결정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제3자가 그 결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것은 더 합당하지가 않아요.
아직 그 끝에 다다르지 않았고 많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그들의 소송이지만 그 여성의 결정도 그 남성의 결정도 그것이 어성이어서 엄마여서 남성이어서 아빠여서가 아닌 독립된 두 객체 중에 어떤 객체가 아이를 양육하는데 가장 최선의 결정인가가 두 사람의 고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의 사정에 쓸데없는 댓글을 다시는 분들에게도 한마디...
그래서 뭐..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