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듐레어 Nov 25. 2024

증류수처럼 순수에 가까운 홍차가 대금침이다

구름의 땅. 전홍 대금침

가장 순수한 홍차가 뭐냐고 물어보면 나는 아마도 대금침을 이야기할 것 같다. 솜털이 보송한 찻잎이 산화되어 노랗게 익어가는 대금침이야말로 홍차계의 증류수 같은 인상이 있다. 홍차에서 나는 몰티한 고구마향의 원조격이기도 한 전홍 대금침은 태초의 홍차로 입을 헹구는 느낌을 항상 준다. 오늘은 용인에 계신 구름의 땅님께 구매한 전홍 대금침을 동네친구 라라님에게 나눔 받아 한 모금 마셔본다.

전홍 대금침

투차량은 계량하지 않고 대충 때려 넣었다. 원래 들어가면 한 그릇인 거다. 물은 약 90도, 60ml쯤. 너무 오래 우리지 않고 20초쯤 우렸다. 15초에 서 끊으려고 했는데 살짝 놓친 타이밍. 이날 오후에 이미 전홍을 어디선가 마시고 온 터라 의도치 않게 비교시음이 되었는데 다른 전홍과 비교해 보아도 전홍 특유의 군고구마향과 단맛이 은은하게 깔리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도 쇠맛 같은 특이한 아로마가 있었는데 1,2포에서만 느껴진 걸로 봐선 세차하면 사라지는 맛이 섞여있는 듯하다. 세차를 한번 할걸 싶었던 게 내포성이 말도 못 한다. 8번인가 9번 마시다가 더는 안 되겠어서 냉침행.

호사스러운 대금침 냉침

냉침을 할 거였으면 좀 더 빠르게 넣을걸 싶었다. 냉침에서는 살짝 밍밍한 맛으로, 그럼에도 향 자체는 빵빵해서 대금침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전홍은 정말이지.. 언제나 감동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체는 알지 못해도 마음만은 확실히 알 수 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