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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eymoon Oct 30. 2024

두 번째 단추: 조금 더 넓고 깊게

불씨를 지폈으면 증폭제도 필요하다.

친구가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 책

  지난번에는 단순히 읽기 쉬운 책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문학과 철학에 직접적으로 발을 담가보게 해 봤다. 또한 지난번에는 직접적으로 추천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때는 조금 더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했다. 추천은 해주되 여러 권을 직접 첫 다섯 장을 읽어보고 비교해 본 후 개중 가장 '끌리는' 책을 골라보라고 했다.


 문학책의 경우, 평대에 있는 현대 한국 문학들을 권해봤다. 대신, 한강 작가님의 책은 제외했다. 한강 작가님 내용은 어둡기도 하고 상당히 깊은 면이 있어 입문자가 읽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개인적이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추천해 준 책은 최진영 작가님의 [해가 지는 곳으로]와 김애란 작가님 작품, 최은영 작가님 작품이었다. 친구가 여러 권을 읽어보더니 고른 책은 최진영 작가님의 [해가 지는 곳으로].


 문학책을 고른 후 친구에게 한 발짝만 더 나가보자고 권유했다. 처음과 다르게 자신감이 붙은 친구는 주저 없이,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 한 발짝이 무엇이냐. 바로 철학 고전을 읽어보는 것이었다. 추천해 주기 위해 친구가 오기 전 미리 서점에 들러 여섯 가지의 니체 철학 기반의 에세이들을 읽어봤고, 입문자가 읽기 좋을 두 가지를 추렸다. 하나는 초역 시리즈였고, 다른 하나는 66가지 지혜 시리즈였다. 그중 친구는 초역을 골랐다. 이유는 초역이 조금 더 집약적이어서.


 나는 초역 괴테, 논어, 노자, 니체, 부처를 각각 펴서 각 철학자의 철학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해 준 다음 직접 다섯 장만 읽어보라고 이야기했다. 친구가 읽어보더니 다섯 명의 철학자 중 공자(논어)가 가장 끌린다고 했다. 그렇게 친구가 접한 첫 철학 고전은 논어가 되었다.


 그리고 저 두 권을 1주일 만에 다 읽었다는 이야기를 오늘 들었다. 불과 독서를 시작한 지 3주 만의 일이다. 완독 후에 친구가 신나서 책의 어디가 감명 깊었는지, 어떤 이야기인지, 왜 인상적인지를 줄줄이 읊고 있는데 너무 감격이었다.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건 줄 알았으면 진작 읽을 걸 그랬다며 살짝 후회 섞인 말도 했다. 그러면서 또 책이 필요해졌다고 하길래 내 책을 사러 간 김에 내가 친구를 위해 직접 책을 몇 권 골라서 선물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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