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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eymoon Nov 10. 2024

30

내가 사라질 나이

아득히 멀어보이지만

수치상으로 나름

꽤 가까운 숫자인

30


내가 사라질 지점으로

30을 정했다


당장에 사라지기엔

갚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나는 엄청난 빚쟁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빚을 지고

크면서 부모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또 다른 빚을 진다


죽어서도 포기되지 못할

거액의 빚


나도

무릇 사람들이 그렇게 되듯

그런 빚을 졌다


지고 싶지는 않았지만

두 발 딛고 서려면

그건 필수불가결적인 요소이다


앞으로 임의로 정해놓은

그 숫자까지 몇이 남았나

아직은 두 손으로 셀 수 있다


나는 무서워서

무엇인지 모를 그게 너무 무서워서

그것을 막아볼

두 손을 남기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게 아니면

마지막 손가락이 남기 전까지라도

어서 내 마음이 바뀌기를 바랐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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