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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eymoon Nov 05. 2024

너의 유품을 보았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보낸 줄도 모르고 보냈던 너의 유품을

예기치 못한 곳에서

아주 우연히

발견했다


버려질 원고였던

너의 원고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은

너의 글씨


나는 너의 유작을 본 순간

절대 버리지 못할 것 같아

그 자리에서 가방에 넣어버렸다


너를 본 마지막 해

그때 나에게 거리감만 느꼈던 네가

물리적으로 멀어져 버렸다


너무 아득한 곳으로 

내가 대담해지지 않으면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으로


네가 아주 아득해지기

2년 전

너는 내가 죽은 꿈을 꿨다고 했다


너에게 내가 죽은 것은

그저 한 켠으로 사라질 꿈이었지만

나에게 네가 죽은 것은

세상 한 켠에도 남기고 싶지 않은

싫어도 씹어 삼켜야 할

쓰디쓴 현실이었다


나도 너처럼 꿈이었다면

그저 잊혀질 꿈이었다면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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