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들어선 고층 빌딩에 둘러싸여 산다는 일. 그건 꽤나 피곤한 일이다. 도로 가득한 수많은 차, 그리고 거리를 메운 인파. 수많은 소음과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일은 태생이 도시 출신인 내게도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주말마다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들을 만나 뵙기 위해 인적이 드문 시골 동네들을 거닐다 보면, 자연히 주중에 누적됐던 도심 속 피로와 짜증이 사라진다.
반나절만 시골에 머물러도 저절로 정화되는 눈과 마음. 오고 다니는 사람이 적은 시골 읍내의 한 거리를 거닐며, 나는 계속해서 되뇌었다.
"지금...나 정말 행복해"
분주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읍내의 모습. 고요함 속에서도 간간이 만나볼 수 있는 정겨운 상인들의 소리. 그리고 뜸하지만, 분명히 들려오는 뻥튀기 과자를 만드는 소리까지. "펑" 하고 터지는 순간, 시끌벅적한 도심 속에 살며 생긴 마음속 응어리와 스트레스들이 단번에 해소됐다.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
가뿐한 몸과 마음으로 한참 동안 읍내를 거닐었다.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그 여유를 즐겼다. 도심에서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그런 여유를. 주말 동안 몸과 마음에 담아낸 이 여유는, 다시 도심으로 돌아가 의사로서의 삶을 살아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제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초록의 생명이 넘실거리는 시골 마을로, 자연의 소리가 가득한 푸르른 시골 동네로 돌아갈 터이니, 오늘도 그날만을 기다리며 힘내봐야지!
양혁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