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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Dec 12. 2023

우리맘과 함께 담근 김치를 맛보며

얼마 전, 우리맘 어머님댁에서 성연 씨와 함께 김장을 했다. 꽤나 많은 양의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느라 다음날 하마터면 앓아 누울 뻔했다. 다행히 푹 쉬니 컨디션이 회복되었고, 김치가 어느 정도 익길 기다렸다. 김장이 끝난 이후, 꽤나 시간이 흘렀다. 출근 전의 아침은 항상 바쁘지만, 냉장고를 열어 김치를 꺼냈다. 그리고 흰쌀밥과 김까지 챙겼다. 


갓 지은 따뜻한 쌀밥 한 숟갈에 김치 한조각을 올렸다. 입안에 넣자마자, 제법 잘 익은 김치의 맛이 혀를 사로잡았다. 어머님의 사랑과 나, 그리고 성연 씨의 정성이 들어가서일까. 얼마나 맛있는지, 난 순식간에 김치 반포기와 밥 두 공기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한껏 부풀어 오른 배를 부여잡고,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배가 든든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차에 오르자마자, 신나는 음악을 틀고 병원으로 향했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으니 병원으로 가는 길이 평소보다 훨씬 더 즐거웠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원에 도착하니, 내 앞으로 또다른 우리맘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이 도착해 있었다. 선물의 정체는 바로 '김치'였다. 어머님께서는 작은 편지도 내게 남기셨다. 얼마 전, 식구들이랑 김장을 했는데 서울에 있는 아들도 생각이 나서 몇 포기 싸서 보내셨다는 내용이었다. 어머님의 선물 덕분에 순식간에 난 김치 부자가 되었다. 오늘도 퇴근 후에 김치 요리를 몇가지 만들어 봐야겠다. 김치전부터, 김치 전골까지. 이것저것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나누어 먹으며 의미 있는 저녁을 보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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