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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Jan 15. 2024

부자간의 뜨거운 정을 나누면서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어머님과 함께 떡 방앗간을 운영하시는 아버님. 아버님께서는 내가 지금껏 우리맘을 통해 만났던 분들 가운데 가장 유쾌하셨다. 웃을 때도 얼마나 호탕하신지! 아버님 특유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도 절로 웃음이 났다. 


아버님은 내게 떡을 만드는 방법을 일러주셨다. 늘 돈 주고 사 먹기만 했었던 떡을 직접 만들어 볼 날이 올 줄이야. 부족한 솜씨지만, 아버님의 동작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만드는 법을 익혔다. 기계에서 떡을 빼는 법부터, 콩고물을 묻히는 방법까지. 내가 진도가 뒤처질 때면 아버님께서는 당신의 속도를 늦추시면서 내가 다시 차근차근 따라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아버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알려주신 덕분에 난 떡 한 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성연 씨와 스태프들은 내가 만든 떡을 맛보며 연신 최고를 외쳤다.

따뜻하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떡. 나 역시 한 입 맛보자마자 탄성을 내뱉었다. 마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아버님과 나의 온기 그리고 정성이 잔뜩 묻어난 떡. 아버님 역시 내가 만든 떡을 한 입 맛보시고는 엄지를 치켜세우셨다.


"우리 아들이 만들어서 더 맛있네. 내 수제자 해도 되겠어. 나보다 훨씬 낫다!"


아버님의 말씀에 나도, 어머님도, 성연 씨도 모두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또, 부자간의 정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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