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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Jan 29. 2024

애써 그리움을 달래보며

2022년 5월부터 2023년 중순까지 만났던 많은 어머님들. 근래 들어 자주 뵐 수 없었던 분들이라 그리움이 더 커집니다. 최근에 만났던 어머님들은 치료 경과 확인 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래도 자주 뵐 수 있는데요. 이미 치료받으신지 꽤 지난 어머님들은 사실 자주 뵙기가 어습니다. 워낙 수술이 잘 되었고, 수술 후 1~2달 간격으로 내원해서 확인하는 과정을 마치면 이제 정말 1년 간격 정도로 뵙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선 자주 오셨으면 좋겠지만, 주인공 어머님들 대부분 서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오지 마을에 거주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부탁드릴 수도 없죠. 


벌써 7~8개월 이상 못 뵌 어머님들도 많은데요. 어머님들이 뵙고 싶을 때마다 진료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가족 사진을 들여다봅니다. 진료실 모니터 위에도, 책상 위에도, 제 핸드폰 속에도 어머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가득하거든요. 어머님들과 함께 했던 순간이 떠오를 때마다, 안부가 궁금해질 때마다 어김없이 어머님들의 사진을 눈에 담습니다. 그럼 참 신기하게도, 그리움이 아주 조금은 옅어지더군요. 


언젠가 지금껏 함께 시간을 보냈던 어머님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1화 박옥선 어머님부터 비교적 최근에 만났던 87화 김정자 어머님까지. 모든 어머님들을 한자리에 모아, 맛있는 식사도 대접하고 또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담소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를 한곳에 모으기 위해선 많은 사전 준비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야 하고, 각자의 스케줄도 조정해야 할 것이며, 교통편도 준비하는 등, 할 일이 정말 많겠지요.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자본이 투입되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모든 어머님들과 함께 모여 얼굴을 마주하고 행복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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