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리치는 날에도, 폭설이 쏟아지는 날에도 촬영은 어김없이 진행된다. 예외는 없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몸은 고생스럽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안하다. 악천후를 핑계로 촬영을 취소했더라면, 그래서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되려 마음이 더 불편했을 것이다. 어머님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리긴 죽어도 싫다. 그래서 몸이 좀 고생스럽더라도 어떻게든 촬영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건 내 고집만으로 진행할 수 없는 법. 참 고맙게도 스태프들이 오히려 더 나서준다. 아무리 많은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촬영할 수 있다며 웃어 보인다. 그렇게 힘을 보태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스태프들 덕분에 궂은 날씨 속에서도 촬영을 지속할 수 있었다.
폭우나 폭설 속에서 촬영을 마치고 나면 이튿날 어김없이 감기가 찾아온다. 오한이 밀려오고,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기약 한 알 털어 넣고 푹 자고 나면 씻은 듯 낫는다. 언제 감기가 걸렸냐는 듯 말이다.
앞으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님들을 찾아뵐 것이다. 폭우와 폭설을 뚫고, 아주 먼 곳에 계시는 어머님들도 모두 찾아뵙고 도움을 드릴 것이다. 힘이 닿는 데까진 최선을 다해서 말이다.
그것이 의사이자 아들인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