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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May 20. 2024

무엇이든 한다는 마음으로

공병을 주워 불우 이웃을 돕는 어떤 어머님이 있었다. 당신도 먹고살기가 녹록지 않아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으나, 어려울수록 남을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분이었다. 그래서 불편한 다리로 온 동네를 돌며 공병을 모으셨단다. 


당신이 힘든 것보다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더 관심을 가졌던 어머님. 나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큰마음을 지닌 어머님을 나 역시 도와드리기로 했다. 


어머님께서는 그동안 당신이 모아놓으셨던 공병을 수거 업체로 옮겨 달라고 부탁하셨다.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동네를 돌아다니며 모은 소중한 공병들. 그 양이 제법 많아 어머님 혼자서는 옮길 엄두가 나질 않았던 상황. 그래서 난 큰 포대 자루에 그 많은 공병들을 조심스럽게 담아, 어머님의 차를 직접 운전해 업체까지 이동했다.

차량 트렁크에는 공병들이 한가득 실려있었다. 어마어마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공병을 꺼내어 정리했다. 어느새 입고 간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폭염 속에서 일하느라 몸은 고단했지만, 모두 끝내고 나니 꽤나 보람이 있었다. 


'어머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라는 마음으로 임한 일. 어머님께서 공병을 많이 모아두신 덕분에 수익도 꽤나 쏠쏠했다. 3만 7천 원이라는 수익금을 전달하자, 어머님께서는 이 돈은 고스란히 이웃을 돕는 데 쓸 것이라 말씀하셨다. 고생해서 번 돈을 당신을 위해 쓸 법도 한데, 이것마저도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아낌없이 사용할 것이라 말씀하셨던 어머님.

그런 어머님의 삶의 태도를 보며, 역시 작은 것이라도 기꺼이 나누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게 무엇이든, 아낌없이 나누며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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