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너무 추운 요즘이다.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이 얼얼해져 감각이 사라질 정도로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레 고령의 어머님들이 떠오른다. 마냥이쁜우리맘 방송을 진행하며 만난 어머님들은 대부분 가장 싫고, 두려워하는 계절로 '겨울'을 꼽으셨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를 여쭈니 대부분 이렇게 대답하셨다.
"겨울이 되면 무릎이 더 아프거든"
정말 겨울이 되면 유난히 무릎이 더 아픈 것이 맞을까? 많은 이들이 의심하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무릎 관절 주변의 연부 조직인 근육, 인대 등이 굳으면서 유연성이 떨어지고 무릎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머님들이 유난히 추운 겨울에 더욱 심한 무릎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겨우내 더욱 심해진 무릎 통증 탓에 어머님들은 꼼짝없이 집 안에만 갇혀 계시는 경우가 많다. 최근 내가 마냥이쁜우리맘을 통해 만난 어머님들 대부분이 그러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근처라도 나가고 싶은데도, 걸을 때마다 무릎 전체에 퍼지는 통증에 그저 TV나 보며 멍하니 계시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어머님들을 위해 나와 성연 씨는 뜻을 모아 야외 데이트를 기획했다. 함께 먼바다로 나가 해가 지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고, 갈대가 무성한 산에 올라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도 했다.
몇 시간 남짓한 잠깐의 외출이었음에도 어머님들은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늘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던 얼굴에 미소와 즐거움만이 남았다. "아들, 내 인생에 또 이런 날이 있을까?"라며 좋아하시는 어머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어머님과의 따뜻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약속한다.
"어머니, 서울에 오시면 아들이 다 치료해 드릴게요. 이젠 겨울에도 아프시지 않도록요."
나와 성연 씨가 고향 마을을 떠나고 며칠 후면 어머님이 내가 있는 병원으로 찾아오신다.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고, 어머님들의 무릎 상태를 세심하게 살핀 후 비수술부터 수술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무릎을 치료해드린다. 분명 홀로 걷기 힘들어 보호자의 도움을 받거나, 걸을 때마다 찾아오는 통증에 인상 찌푸리기 바쁘셨던 어머님들께서 치료를 받고 나면 모두 무슨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 직접 뚜벅뚜벅 걸어서 병원을 나서신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걸어서 병원 문을 나서시는 어머님들의 뒷모습을 바로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날 때가 많다. 슬퍼서가 아니라, 행복하고 뿌듯해서 말이다. 일자로 곧게 펴진 다리로 병원을 나서시는 어머님들에게 나는 인사를 건넨다.
"어머니, 앞으로 겨울 따위 무서워하지 마세요. 이젠 겨울이 돼도 하나도 안 아프실 거니까요."
나의 인사에 어머님들은 싱긋 웃으시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차에 오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