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났다.
며칠 동안은 요일 감각이 흐려져 있었다.
늦게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고,
평소보다 조금 더 먹고 덜 움직이며
시간을 두터운 이불처럼 덮어 쓰곤 했다.
집 안에는 아직도 명절의 흔적이 남아있다.
정리되지 않은 과일 상자와
반쯤 남은 전이 냉장고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명절이라고 들떠있던 공기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조용함이 눌러앉았다.
연휴 동안은 잠시 마음을 놓아도 괜찮았다.
조금 느슨해져도 괜찮다고, 며칠은 흘려보내도 된다고
우리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라고 말해주는 시간 같았다.
지난주 목요일.
마치 월요일에나 느낄 법한 압박이 밀려왔다.
다시 출근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듣는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
천천히 출근 준비를 한다.
신기하게도 쉰다고 해서 모든 피로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멈춰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괜히 더 복잡해진 기분도 든다.
그리도 일상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우리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제 모양을 잘 지키고 있다.
설이 지나고 나면
이제 진짜 한 해가 시작된 것 같은 기분이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엔 아직 마음이 덜 풀렸다.
대신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꺼내어
천천히 제자리에 놓아본다.
연휴의 여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로
느린 속도로 다시 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