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차를 타고 집을 나서는 길, 창문을 내려 거리에 봄이 왔음을 확인했다. 2주 전과 비교했을 때, 거리의 풍경이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두꺼운 패딩으로 무장하고 있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얇은 점퍼나 니트를 입고 봄이 시작된 거리를 걷고 있었다. 차창을 열고 한참을 병원을 향해 달려도, 냉기 하나 없는 따뜻한 봄 바람에 나도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주차를 하고 병원에 들어가는 길, 그 찰나의 순간. 봄처럼 포근한 바람이 내 얼굴에 닿았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평소보다도 훨씬 더 좋은 컨디션으로 진료실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부팅이 진행되고, 내게 필요하는 프로그램들이 켜지는 순간을 이용해 위에 걸린 액자들을 살폈다. 마냥이쁜우리맘에서 만난 어머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고이 담겨 있는 그 액자들을 말이다. 액자를 바라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이 봄처럼 포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맘 어머님들과 함께한 사진만 보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어머님들을 찾아뵀을 때, 환대해 주시던 그 모습부터, 아들이 왔다며 산해진미를 내어오시던 순간, 그리고 내 손을 꼭 잡고 마을을 걷고, 또 꼭 안아주시던 어머님의 모습들이 계속 떠오르니까.
그렇게 행복하고, 포근한 마음을 가득 안고 나는 진료를 시작했다. 오늘도 역시나 환자들이 많지만, 나는 틈틈이 짬을 내어 이 글을 쓴다. 오늘의 이 포근한 기분을, 행복한 기분을, 글로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흔적을 남겨놓지 않으면 또 바쁜 일상을 보내다 휘발되어 버릴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