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아픈 사연을 들어드리는 것만으로도

by 도시 닥터 양혁재

때로는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치유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 아내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그 괴로운 순간으로부터 빠져나갈 힘을 얻으니까. 마냥이쁜우리맘을 통해 만난 어머님들도 마찬가지다. 그저 내게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으시는 듯하다.


어머님들 대부분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아픈 사연을 품고 계신다.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을 연이어 병과 원인 모를 사고로 떠나보내게 된 어머님부터, 남편의 외도로 혼자서 갖은 고생을 하며 딸을 키운 어머님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침대 신세를 지게 된 남편을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살피는 어머님까지···.


하나같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 아픈 사연까지 평생 품고 사려니 가슴 속에 한이 맺히다 못해 새겨진 어머님들. 지독하게 고통스럽고 아픈 마음을 의사 아들에게 그저 넋두리하듯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어머님들께서는 큰 위안이 되고, 치유가 된다며 고마움을 표하신다.


나는 그저 어머님 옆에 가만히 앉아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내용들을 들어드리는 것뿐인데. 잠시 귀를 내어드리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어머님의 손을 잡아드리는 것만으로도 그토록 큰 위안이 되신다고 하니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할 따름이다.


제각기 가슴 사연을 아픈 지닌 우리 어머님들. 작은 생채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벌어져 겉잡을 수도 없이 커다란 상처가 되어버린, 그런 상처를 피눈물이 날 만큼 아프면서도 품고 사는 우리 어머님들······.


이제는 어머님들이 가슴속 모든 아픈 사연들을 덜어내시고,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말끔히 비워내시고, 그저 건강해진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시길, 의사 아들은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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