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난 뒤로 새로운 모닝 루틴이 생겼다. 진료실의 불을 밝히자마자, 자리에 앉아 책상과 벽에 일렬로 놓인 어머님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눈에 담는 것이다. 처음으로 만났던 옥선 어머님부터, 가장 최근에 만났던 옥심 어머님까지. 나의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어머님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용기가 생긴다.
일정이 촉박할 때는 벽에 걸린 어머님들의 사진을 살펴보는 것으로 끝내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들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내 스마트폰에는 어머님들의 사진만 거의 수 천장 이상 저장되어 있다. 예전에는 아내와 아이들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젠 거의 어머님들 사진이 대부분이다. 어머님들이 웃으시는 모습부터, 즐거워하시는 모습까지 모조리 담겨있는 사진첩을 나는 하나하나 살피며 그때의 추억에 잠시 잠겨본다.
수많은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어머님들이 너무 그리워진다. 혹여 더 아프신 곳은 없는지,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밤에 잠은 잘 주무시는지, 영양소 가득한 음식들은 잘 챙겨드시는지···. 자주 안부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늘 생각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또 늦은 밤까지 수술에 매진하다 보면 그럴 여력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시술과 수술 예후를 확인하기 위해 어머님들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 오신다는 것이다. 어머님들이 잘 계시는지 확인도 하고, 또 못다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에 나는 이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별이 아쉬워 문밖까지 배웅하는 의사 아들을 꼭 안아주시는 어머님들. 멀지 않은 날에 다시 만나길 기약하며 헤어지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도무지 감출 수가 없다.
오늘도 보령 삽시도에서 만났던 귀자 어머님이 병원에 오신다. 오후에 오신다고 했으니, 얼른 오전 시간이 흐르고 오후가 되길 손꼽아 기다려야겠다. 귀자 어머님이 오시면, 누구보다 반갑게 맞이해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