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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Jun 21. 2018

비건과 자연식물식은 같은 것이 아니다.

비건

비건이라서 동물의 살, 알, 젖을 먹지 않고 식물만 먹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비건이 그냥 식습관인 줄로만 안다. "내가 비건을 해봤는데 말이야, "라거나 "얼마 동안 비건 했었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응?

비건은 살을 빼는 목적의 다이어트도 아니고 건강하려고 하는 식습관도 아니다. 모든 비건이 다 날씬하거나 건강한 것도 아니다. 비건은 신념이고 조금이라도 더 윤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방식이다.


비건은 동물의 살, 알, 젖, 털, 가죽과 그것들을 갈아 넣은 모든 제품을 섭취하거나 사용,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먹는 것은 물론 실크, 울, 캐시미어, 조류의 깃털이나 모든 비인간 동물들의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의류나 가구, 붓등 모든 제품, 전혀 필요하지 않은 동물실험을 하는 회사의 화장품이나 생필품도 사용, 소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덧붙여 환경을 파괴하는 소비에도 민감하다.

예전에는 필요에 의해서, 기술이 없어서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물들의 털이나 가죽을 사용해야만 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동물들을 학대, 살해, 착취하지 않고도 충분히 대체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인간도 결국엔 그냥 도구와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일 뿐이다. 우리는 다 같은 생명이고, 지구에 함께 살고 있는 것이지 인간이 절대로 비인간 동물들보다 우월하거나 특별하지 않으며, 우리는 지구라는 커다란 지붕 아래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는 것이지 인간에게는 비인간 동물들을 학대하고 착취할 권리가 없다.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처럼 인간 우월주의는 이제는 끝장내야 하는 잔인한 종차별일 뿐이다.


비건을 해봤다, 비건이었다가 지금은 아니라는 말은 그 사람들이 단 한 번도 비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거나 비건이 된 적이 없다는 말이다. 비건이 먹는 것처럼 동물의 살, 젖, 알을 식단에서 뺀 채로 먹는 식단을 해보았다는 것일 뿐이다. 한번 비건이 된다면 다시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것에 눈을 뜨고 한번 열린 생각이 어떻게 다시 닫힐 수 있겠는가, 한번 배운 지식은 컴퓨터 파일처럼 삭제를 하거나 리셋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다시 역사를 거슬러 신석기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건과 자연식물식은 같은 것이 아니다. 비건인 사람이 자연식물식을 할 수는 있지만 모든 비건이 자연식물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자연식물식을 하는 사람이 비건인 것도 아니다. "비건을 해보았다" 보다는 "자연식물식을 해봤다.", "동물성을 제외한 식단을 경험해봤다."가 더 사실에 가까운 말이 될 수 있다.


콜라도, 감자튀김도 비건이다. 비건 정크푸드도 있고 술, 담배도 비건이 있다. 비건 라면이나 인스턴트 가공식품들도 있다. 물론 동물의 시체를 매일 먹는 것보다야 덜 해롭겠지만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자주, 많이 먹고 몸에 해로운 술, 담배를 즐긴다면 건강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모든 비건이 다 건강하거나 날씬한 것은 아니다. 비건은 내 건강보다 동물을 살리고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동물들을 갈아 넣었거나, 동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다.


동물 카페, 동물체험, 동물을 이용하는 스포츠, 사냥, 서커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은 동물을 어른 동물을 죽이고 새끼동물을 납치해서 학대, 세뇌, 착취하는 끔찍한 동물쇼, 동물을 산채로 전시하며 돈벌이로 소비하는 장소일 뿐이다.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생명을 웃음거리로 착취하고 생명을 학대하고 인간으로서의 우월감을 느끼며 종차별을 행하는 끔찍한 공간이다. 이런 잔혹행위는 스포츠도, 교육도 아니다. 당장 멈추어야 할 종차별이고 학대이고 착취이다.



자연식물식

자연식물식은 본인의 건강을 위한 식습관이다. 자연치유의 목적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될 수 있는 한, 자연 그대로의 식물. 채소, 과일, 곡식, 콩류, 견과류, 씨앗류, 해조류 등 만으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한다. 가공식품을 최대한 피하고, 소금, 설탕, 기름도 최소한으로 섭취한다. 자연식물식을 하는 사람이 비건일 수도 있지만 보통 자연식물식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은 본인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지 동물의 권리와 지구환경파괴에는 관심이 덜하기 때문에 동물의 털과 가죽 등을 사용한 제품과 동물실험을 한 제품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동물성을 제외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 만든 음식에 비건이라고 이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동물의 권리나, 지구 생태계 파괴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본인을 비건이라고 착각하고 비건이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건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모두가 다 비건은 아니다. 



생채식

45도 이하의 열이나 아예 열을 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식물을 생으로 먹는 것. 생쌀도 물에 불려서 씹어서 먹는다고 한다. 음식에 열을 가하게 되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발생한다고 한다. 인류가 화식을 시작하고 소화흡수시간이 단축되어서 문명의 진화가 이루어졌지만 그와 함께 질병의 역사도 시작되었다고 하며, 모든 성인병이 불로 인한 요리 때문일 수 있다고 한다.


생채식은 자연치유제이며 생채식을 할 경우 당뇨, 비만,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도 있다고 한다. 생채식을 해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피부가 새로 태어난 것처럼 깨끗하고 광이 나며 동물 시체를 먹다가 멈추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몸이 가볍고 소화가 잘 되며 기분이 좋고 잠도 잘 자고 아침에 잘 일어나며 기운이 넘친다고 한다.

 


과일식

인간의 시초라고 알려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아프리카 열대지방에서 과일을 먹고사는 동물이었다고 한다. 점점 더 멀리 추운 지방으로 이동을 하고 진화를 하는 과정에서 추운 지방의 겨울엔 과일을 얻을 수 없고, 그 지방의 기후에 적응을 하기 위해 음식을 저장하고 음식에 열을 가해 먹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고, 소화가 잘되고, 피부가 좋아지는 등의 이유로 과일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동물은 물론 식물의 생명도 소중히 여겨 줄기를 자르는 대신 열매만을 먹겠다는 의미로 과일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치유를 목적으로 자연식물식이나 생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땅에서 나는 제철과일, 채소와 나물 등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제철에 수확한 식물들은 먼 나라에서 농약을 가득 쳐서 들여온 식물들이나, 적절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수확한 식물들보다 훨씬 영양가가 풍부하고 신선하고 건강에 좋을 것이다. 


꿀은 이미 비건이 아니다. 곤충이라도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고, 벌의 꿀과 집, 애벌레까지 빼앗기 때문에 벌들은 물론 벌이 수분을 도와주어야 하는 식물들까지 죽게 만든다. 여왕벌을 도망가지 못하게 날개를 자르거나 뜯어버리고 영양가가 높은 꿀을 빼앗고 설탕물로 바꿔치기한다. 


팜유는 열대식물의 열매에서 얻기 때문에 비건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잔인한 착취와 생태계 파괴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팜유를 얻기 위해서 오랑우탄은 서식지를 잃고, 죽고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오랑우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심지어 아직 이름도 모르는 각종 동식물들의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들은 불에 타서 죽고, 굶어 죽고, 인간에게 잡혀서 괴롭힘을 당하는 신세가 된다. 


비건은 꿀과 팜유의 섭취와 소비를 지양하지만 자연식물식에서는 별로 심각하게 문제 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나누어서 부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꺼번에 다 포기하지 못하겠으면 그냥 조류는 먹어요, 바다생물은 먹어요, 소젖은 먹어요, 닭알은 먹어요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일일이 나눠서 이름을 붙이며 채식주의자라고 하다니, 그건 채식주의가 아니다. 언제부터 바다 동물이 채소였나? 닭의 알이 식물인가? 소의 젖과 그 발효품들이 식물이 될 수가 있단 말인가? 


한꺼번에 급격한 변화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하나하나씩 점점 섭취와 소비를 멈추어가는 일은 좋은 일이고, 한걸음 한걸음 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하나하나 동물학대, 동물 착취의 소비를 멈추고 줄이는 것을 응원한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이 자꾸 그렇게 말을 지어내다 보면 합리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양하고 싶은 것일 뿐이다


성인 유당불내증은 병이 아니다. 사람들이 지어낸 가짜 병명일 뿐이다. 포유동물은 엄마젖을 떼고 나면 젖을 먹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젖을 떼고 나면 우리 몸은 젖을 소화시키는 효소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젖을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인데, 인간의 젖조차 소화시킬 수 없는 성인이 어떻게 소의 젖을 소화시킬 수 있을까? 소젖을 소화시키는 사람이 대단한 소화력을 가진 것뿐이지 소젖과 그 발효, 가공품을 먹은 성인들이 배탈이 나는 것인 유당불내증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일뿐이다. 


채식이라고 하면 샐러드만 먹고 풀만 뜯어먹는 줄 안다. 그래서 채식 대신에 자연식물식, 현미 식물식, 식물식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채식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채소를 먹는다는 말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채식이라고 하면 채소랑 과일만 먹는 줄로 오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채소, 과일뿐만 아니라 곡류, 콩류, 견과류, 씨앗류등 다양한 식물들을 먹기 때문에 채식이라는 말을 식물식이라는 말로 점점 바꾸어서 말하려고 노력한다. 




소중한 시간을 내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연식물식, 현미식물식은 황성수님의 유투브영상과 책들을 찾아보시면 더 자세한 내용과 방법에 대해 알고 배울 수 있습니다. 

베지닥터 이의철님의 칼럼을 읽어보시면 훨씬 전문적인 지식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 

과일 식이 궁금하다면 유투브에서 이레네오님의 영상을 추천합니다. 

팜유가 왜 그렇게 나쁜지 궁금하시면 유투브에서 이기적인 케이틀린님의 팜유이야기를 추천합니다. 

Youtube) Happy Healthy Vegan - Raw Myths Exposed: Fruitarian is the Natural Human Diet 참조


아직 비건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분들이 많고, 비건이 뭔지 잘 모르면서 다이어트 식단에 사용하며 닭알과 소젖이 버젓이 들어간 메뉴에 비건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비건에 대한 정의를 흐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어들을 아는 대로 정리를 해보았지만 전문지식은 전문가들의 자료를 찾아서 본인의 생각을 거친 본인의 정보를 얻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혹시 제가 놓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확인 후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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