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요리를 좋아하고 잘 하는 사람이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조금만 사용하는 게 괜찮은 사람이 라면 별 어려움 없이 동물성 재료만 식물성으로 변경하고 적당히 더하거나 빼서 만들어 먹는 것에 부담감이 없을 것이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귀차니즘을 앓고 있거나 빨리 대충 조리해서 먹는 것.. 혹은 누가 만들어준 것을 찾기 마련이죠.. 이해합니다..
비건이 모두 다 건강하고 자연식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비건을 부담스러워하고 자꾸 걱정하는데 아니요. 비건 정크푸드, 인스턴트식품도 아주 많이 있어요. 모든 비건이 신선한 채소나 과일만 먹고사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냥 밥에 김만 싸 먹어도 비건이고요, 깻잎지, (액젓이나 젓갈 빼고 만든) 김치도 비건이고요, 두부랑 몇 가지 채소만 볶아서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데요.
나물 몇 가지 만들어서 고추장(성분 확인)이랑 김가루 부셔 넣고 비빔밥 만들어서 먹어도 맛있고, 식당에서 닭알 빼 달라고 하면 비빔밥도 대부분 비건이고요. 재료 몇 가지 모아서 김밥 싸서 먹어도 맛있어요. 김밥은 김밥집 가서 동물성 재료(닭알, 맛살, 햄 등)만 빼고 채소를 더 넣어서 만들면 비건이에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미 비건인 음식들도 많이 있어요. 100% 콩국수, 닭알을 뺀 쫄면, 닭알을 뺀 비빔밥, 호박죽, 팥죽, 잣죽, 녹두죽, 팥칼국수, 콩단백을 넣고 만든 짜장면도 비건일 수 있고요, 바게트 빵, 딸기잼, 떡(대부분), 도토리묵 등등. 그리고 다른 음식들도 충분히 비건으로 만들 수 있어요. 특히 한국 등 동양 음식은 더 쉬워요. 동물 시체 대신 두부나 버섯으로 요리하고, 액젓, 굴소스, 다시다(어차피 별로 좋지 않음) 빼고 만들면 훨씬 깔끔하고 찌린내 구린내 안나고요.
네, 안타깝게도 아직 쉽게 구할 수 있는 시판되는 간식이나 인스턴트식품 중에 동물과 그 부산물을 갈아 넣지 않은 걸 찾아보기는 아직 쉽지 않아요. 하지만, 어이없게도 한국식품들이 해외로 수출할 때는 비건 마크를 달고 나가는 걸 알고 있나요? 그 사람들도 만들 줄 알고 비건이 뭔지 압니다... 한국에서 안 파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요구하지 않으니까 그런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더 자꾸 요구하고, 비건 아니면 안사고 비건이면 산다고 하면 당연히 그 사람들은 팔고 싶으니까 비건으로 만들 것이고 더 다양하게 만들 거예요.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알아서 따라오겠죠.
하지만, 한국 인터넷 쇼핑 잘 되어있잖아요. 조금만 부지런해져 봅시다. 게다가 배송도 빠르잖아요.
이분들 웹사이트에 비건 채식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고 일주일 식단까지 짜주셨네요.
테마쇼핑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 시체 대체식품이 준비되어 있고요
콩단백, 밀단백 쇼핑, 그 외의 비건 상품에는 간식, 차, 세제, 책도 있고 심지어 레시피까지 있어요!
사실 저는 지금 한국에 안 살아서 이 사이트를 이용해 본 적은 없고 지금에서야 자세히 살펴봤는데 라면에 만두에.. 베지 커틀릿 등 쇼핑하다가 다 털어버릴 것 같네요..
http://www.chaesiknara.co.kr/shop/main/index.php
여기는 매거진, 비건 뉴스, 불타는 지구, 채식 유명인, 가죽산업의 진실이 들어가자마자 왼쪽 위에 있어서 자료들을 볼 수 있어요. 불타는 지구가 뭔가 하고 들어가 봤더니 에뚜와라는 분이 웹툰을 그려서 올려주었네요.
채식나라에도 다양한 동물 시체 대체품들을 팔고 있네요. 밀단백, 콩단백, 쌀가스, 콩햄 등등
라면, 만두, 분식, 빵, 과자, 사탕, 음료, 김치, 반찬, 장류, 양념... 비건 동물사료까지 있습니다.
*동물사료에 관련해서는 논쟁이 있는데요, 여태까지 십 년 넘게 비건 사료와 비건식으로 잘살고 건강한 비건 개들은 많이 있지만 고양이는 원래 육식동물이고, 야생동물이고, 사냥을 하기 때문에 비건식을 할 수 없다고 알고 있어요. 고양이랑 같이 살아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고양이랑 같이 살았던 친구가 고양이는 육식을 안 하면 수명이 짧아지고 안 좋다고 알려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사료들은 인간에게 팔 수 없는 동물 시체의 부산물, 펫샵에서 버려지고,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한 동물들의 시체 등 상상할 수도 없이 인간이 먹는 동물 시체보다 더 더럽고, 심지어 동족을 먹이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과 같이 사는 동물들이 자연에서는 없는 병에 걸리고 고통을 받아요.
그리고 개는 인간이 늑대를 키우면서 만들어낸 동물이기 때문에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고 인간이 늑대를 개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의 음식을 나눠먹었기 때문에 개들은 잡식이라서 비건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게리 유로프스키의 개도 비건으로 건강하게 잘 살고, 비게인이라는 독일비건분의 비건 개 키위도 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러빙헛은 전 세계에 지점을 갖고 있는 비건 음식점 + 비건 제품 판매소인데요. 체인점이지만 체인점이 아니라서 지점마다 음식의 종류나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가 다르다고 하네요. 저도 대전에서 아빠랑 다녀온 적이 있는데 아빠가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콩나물 비빔밥에 반찬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드셨고요, 저는 들깨칼국수를 먹었는데 음식들이 전부 다 너무 깔끔하고 맛있었고, 잉카 소금이랑 비건 과자까지 사 왔어요.
여기도 다양한 밀단백, 콩단백, 쌀단백, 간식, 음료, 친환경세제/화장품, 반려동물 사료, 서적 등 뭐가 많네요. 직접 가서 확인하고 맘에 드는 게 있으면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http://ko.veganism.wikidok.net/wp-d/5a2a327ee82e6ae3364b20f8/View
전국의 비건 식당과 비건식을 제공해주는 식당들을 안내해주는 비거니즘 지형도예요. 여러 사람들이 계속해서 정보를 업데이트, 수정해주니 우리 지역이나 다른 지역에 놀러 갈 때 확인하고 찾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어떤 체인 음식점에서 뭘 먹으면 되는지도 알려주니까 확인하고 이용하세요.
저는 지난번에 대전에서 2주 동안 있으면서 직접 요리해서 나눠먹고, 대전에 비건으로 제공해주는 몇몇 음식점에 가서 먹었던걸 소개하자면,
추천을 받고 간 금산에 비건 뷔페 채담이란 곳이 정말 좋았어요.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전부 다 비건이고, 유기농이고 너무 맛있었어요.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차가 없으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추천하고 싶어요.
용문동에 태원이라는 중국음식점은 주문할 때 동물 다 빼 달라고 하면 그렇게 만들어줘요. 버섯탕수 새콤달콤 너무 맛있었어요.
온기라고 갈마동에 있는 브런치카페는 비건은 아니지만 미리 문의하면 재료 준비해서 조리도구 따로 사용해서 비건식으로 만들어줍니다. 비건분들 오면 아몬드 브리즈 준비해줘서 라테도 맘껏 마실 수 있어요. 비건분들이랑 같이 가서 딸기 라테, 녹차라테, 카페라테 먹었고, 두부랑 채소구이 덮밥도 따로 만들어 줬는데 너무 깔끔하고 맛있었고요, 사람들이 계속 찾으면 아마 메뉴에 올라갈 것 같아요. 이미 맛있고 예쁘기로 소문난 브런치 카페예요.
둔산동에 있는 인디라는 인도 음식점에서 구구절절이 설명해서 비건으로 가능한 두 가지였나 커리랑 난, 밥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인도 음식점은 거의 비건으로 만들기 어렵지 않아서 대부분 다 해줄 거예요.
대흥동에 있는 얌얌타이에서도 따로 말해서 비건으로 해줬는데요, 이미 비건으로 먹었던 사람들이 있다는 후기를 보고 간 거였는데 비건이 뭔지 못 알아들어서 하나하나 다 설명했어요. 닭알이랑 피쉬소스까지 다 빼 달라고요. 그래도 친절하게 다 빼주셨는데 지금쯤이면 비건이 뭔지 알고 있지 않을까..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송촌동에 있는 러빙헛. 100% 비건. 비건 제품들도 나름 다양하게 구비되어있고요, 비건책도 읽을 수 있고, 사장님도 열정 넘치시고,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어요.
아, 비행기 기내식도 비건으로 가능한 거 아세요?
혹시 기내식 나오는 비행기를 탈 경우 출국 전에 미리 전화를 해서 비건식으로 바꾸면 바꿔줍니다. 제 자리로 찾아와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챙겨줍니다.. 간식도 비건으로 챙겨줍니다.. 넘나 감동했어요.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추천받은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뚱이네 전병.. 다들 아주 맛있다고 난리가 나고, 앓고, 사랑하는 뚱이네 전병..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국떡 컵볶이라는 인스턴트 떡볶이, 한살림 현미쌀까스, 면발의 신 원조 생쫄면, 오세계향 비건 통조림, 삼육 감자 짜장면, 베지푸드 베지 커틀렛이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직접 요리도 잘하고, 다양한 맛집을 섭렵 중인 친구분이 알려준 정보이기 때문에 믿고 추천합니다.
최근에 비건 친구들 사이에서 핫한 건 해밀의 비건피자와 남미플랜트립이라는 식당인데 자꾸 가고 또 가시더라고요.. 저도 가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트위터에 #나의비거니즘일기 태그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음식과 생활정보 후기를 찾아볼 수 있어요.
아까 본 그 돼지 관련 웹툰의 시작 전 쓰여있던 말이 생각나네요.
비건은 고기를 안 먹는 게 아니고, 동물을 먹지 않는 것이다.
매일매일 비건 한 사람은 5,000리터의 물, 20킬로그램의 곡식,
2.7평방미터의 삼림지대, 9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리고 동물 한 마리 이상의 생명을 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