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뉴스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만 하고 있고 밖에는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줄었다.
밖에 돌아다니는 몇몇 사람들은 다 마스크를 하고 있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엔 손 소독제가 설치되었다.
학교는 개학을 미루고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선택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을 욕하고 괴롭힐 상대를 찾아서 푸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 같이 보인다. 뭐 하나만 걸려봐라 눈에 불을키고 서로 물고 뜯고 욕하고 혐오하느라 바쁘다.
코로나바이러스 그 자체는 무섭지 않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갔을 때의 사람들의 시선들, 확진자의 동선을 보고 조롱하는 사람들, 내가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 유럽과 미국 등에서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때리고 괴롭히는 인종차별, 모르는 사람을 바이러스 보균자로 의심하게 되는 불안함, 다른 나라에서 결정하게 될지도 모르는 한국발 비행기 입국 거부...
전염병이 도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 최근 넷플릭스에는 전염병 관련 다큐멘터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니 넷플릭스가 아니어도 뉴스에서는 전염병 이야기를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닭들이 조류독감에 걸렸다. 돼지들이 돼지열병에 걸렸다. 멧돼지도 숙주가 될 수 있다. 무슨 동남아의 새우가 전염병이 돌아서 한국에서 반품처리를 했다. 등등.. 단지 이번엔 그 대상이 인간이 되었을 뿐이다.
사스가 생겨난 곳은 중국의 한 야생동물고기 시장이라고 한다.(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된 우한도 그와 멀지 않은 동네) 산채로 갇혀있는 동물들을 구매자가 선택하면 눈앞에서 바로 죽여서 "신선"하게 준다고 한다. 살아있는 야생동물이 가지고 있는 병원균이 그 동물에서 발병하지 않아도 중간 매개체 동물 하나만 거치면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죽어서 익힌 "고기"보다 살아있는 야생동물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 그렇게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생한다고.
처음에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박쥐 같은걸 먹으니 그런 병에 걸리는 거라고 욕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가 먹지 않는 동물을 먹는 것, 정말 그게 문제일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비난한다. 잔인하고 끔찍하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지만 그것은 중국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 큰 대륙의 어떤 지역들의 사람들이 먹는 것이지 모든 중국인이 다 박쥐고기를 먹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소, 닭, 돼지는 문제가 없을까? 사스의 경우 인간이 키우는 가축의 몸에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들어와 인간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변형되었기 때문에 인간에게 퍼진 것이라고 한다. 아니 인간에게 퍼지기 전, 조류독감, 돼지독감을 한번 살펴보자. 인간이 먹었을 때 위험할 수 있는 그 전염병에 걸린 가축들은 죽는다. 죽임을 당한다. 걸렸든 안 걸렸든 걸릴 수 있든 다 죽인다. 살처분. 생매장.
왜 이렇게 몇 년마다 한 번씩 가축들은 전염병에 걸릴까? 가축들은 공장식 축산이라 불리는 공장에 빽빽하게 밀어 넣어진다. 좁아터진 공간에 몇십 몇백 마리가 들어가서 매일같이 먹고 자고 싸고 한다. 동물들에게 여유공간은 무슨 철창에 갇혀있고 제대로 환기가 되거나, 햇빛이 들어오거나, 청소가 되지도 않는다. 인간이 엘리베이터 안에 최대 인원이 꽉 찬 상태로 사육된다면 비슷한 느낌일까.
인간이 잘 모르는 전염병, 치명적이지 않은 어떤 전염병을 그들이 다 같이 앓고 있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환경이다. 아무리 인간이 사용하는 것에 몇십, 몇백 배의 항생제와 의약품, 살충제를 매일 사용하고 뿌려대도 어떤 바이러스는 살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 못 견디는 동물들은 죽는다. 그리고 살이 썩어 문들어지고 고름이 찬 동물들도 있다. 그들은 어차피 오래 살지도 못한다. 유전자 조작을 해서 몇 개월 만에 몸집이 비정상적으로 불어나는 데다 유전자 조작 곡식으로 만든 사료를 먹이니까. 그래서 빨리 죽여야 한다.
인간이 고기를 먹고 싶어 하니까. 고기를 먹고 싶어 하는 인간이 내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
가축들이 앓고 있는 어떤 전염병균은 몇 년이 지나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죽음을 당하는 경우 우리는 모른다. 그 죽은 동물 안에 있는 병원균이 들어있는 살점을 먹은 인간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그럼, 먹는 것만이 문제가 될까?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 인간들은 야생 멧돼지들도 다 죽인다고 난리를 쳤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 돼지들을 이동금지를 시킨 탓에 평소에 도축장에서 죽는 수보다 적은 수가 죽기도 했단다. 동물이 병을 옮길 수 있다고 하자마자 중국인들은 애완동물을 내다 버리거나 죽였다고 한다. 한국은 갑자기 버려지는 야생동물의 수가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엔 64개의 야생동물 카페가 있다.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야비하고 잔인하고 끔찍하다.
동물을 물건 대하듯 막 다루고, 마음대로 죽이고, 전염병이 돌면 병에 걸렸든 안 걸렸든 다 학살한다.
키우던 동물을 내다 버리고, 야생동물들을 마음대로 죽여버린다.
하지만 인간에게 전염병이 돌면?
격리하고, 돌봐주고, 치료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동물들과 인간의 다른 점은 도대체 뭘까.
동물들도 고통과 행복을 느끼고, 가족과 친구가 있고, 전염병에 걸릴 수도 있다.
동물들은 단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용당하고, 착취당하고, 고통받고, 죽는다.
재작년엔가, BBC 픽션 다큐 코미디 Carnage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2067년 비건 세상. 아이들은 진짜 "고기"의 맛을 모르고 동물을 먹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역겨워한다. 이미 몇 차례의 전염병이 돌았다. 아직도 동물을 먹으며 사람들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단적 미치광이이다.
전염병이 도는 것을 보니 그때 보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인간이 동물을 이렇게 마구잡이로 죽이고 착취하고 먹는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것이 파괴되고 오염되었다. 이런 끔찍한 역사를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되돌리는 것만이 우리 전부가 다 잘 살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중국은 야생동물의 거래와 식용을 금지했다.
Earthling Ed는 영상의 마지막에서 말한다.
관련기사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farm_animal/914585.html
http://www.animalrights.kr/news/articleView.html?idxno=148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2242043025
https://shindonga.donga.com/3/all/13/1984340/1
유투브 영상
미국FDA는 미국항생제 80% 가축에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건 미국만의 수치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키워진 항생제에 절은 고기를 먹는 인간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다. 항생제는 질병의 치료시 감염과 싸움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버리면 별것도 아닌 작은 수술에도 죽을 수 있다. 2050년까지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전세계 매년 천만명이 항생제 내성때문에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에도 이미 연간 70만명은 그렇게 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