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에는 매우 속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다. '육아'와 '커리어'의 얼레벌레 이인삼각 달리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구분이었다. 앞으로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아이가 언제 나올지는 내 결정 밖의 일이다.
나는 지금 너무나도 이 일이 하고 싶지만, 혼자 앞서서 달려 나가면 나와 발이 묶인 누군가는 넘어진다. 그래서 조율이 필요하다. 혼자 목표를 보고 달리기에만 익숙했던 나였는데, 가족이 생기면서 함께 달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상황이 허락하는 속도만큼 성장하기
나는 최대한 나의 마음을 담아 답장을 썼고, 출판사에서는 둘째 출산 이후에 작업이 가능할 것 같다는 나의 사정을 배려해 주었다.
둘째 출산 이후에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솔직히 다 예측하진 못하겠다. 따라서 나의 제안은 불완전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믿는 구석은 있다. 첫째를 육아하면서 더 증폭되었던 커리어에 대한 갈망은 출산 이전보다 더 깊고 강했으며, 남편과 친정식구들의 사려 깊은 도움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어떤 지점에 서 있을까? 어떤 방향이 든 간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 결정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