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자 2-4 이작가, 다시 그라운드로
축, 축구가 너무 하고 싶어요...
- 이종인 -
2018년 3월 ‘완도살롱’을 창업했다.
이쯤에서 여러분은 ‘갑자기 웬 창업?’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조차도 갑작스러운 창업이었으니까. 짧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완도에 먼저 내려가 살고 있던 친구의 집에서 한 달을 지낸 나는 완도가 마음에 들었고, 완전 정착을 위해 나만의 거처를 찾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한 공간이 마음에 들어 건물주를 만났다. 문구점 간판이 붙어 있던 그곳에 들어간 나는 ‘여기 서점을 해도 좋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고, 건물주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곳이 예전에 완도 제일의 서점이 있던 자리라는 것을 알고 ‘운명’을 직감한다.
서울에서 지낼 당시 연희동 ‘책바’, 이대 앞 ‘미스터리 유니온’, 해방촌 ‘스토리지북앤필름’ 등 독립서점의 열렬한 팬이었던 나는 지금껏 완도에서 볼 수 없었던 컨셉의 서점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완도살롱을 창업한다.
(이보다 더욱 자세하고 극적인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것은 완도살롱에 직접 찾아와서 듣는 것으로...)
정작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는 창업도, 영업도 아니었다. 주말마다 축구를 해왔던 나의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신없이 창업을 준비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나는 금세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나는 모든 루트를 동원해 축구할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게 손님으로 온 선생님으로부터 자신이 일하고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다른 선생님과 손님들을 모아서 함께 공을 차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가 하고 싶다는 티를 팍팍 내며 다닌 덕에 받은 제안이었다.
초등학교 운동장은 성인들이 뛰기에는 귀여운 규모였다. 그러나 우리도 5:5를 간신히 채울 만큼 인원이 많지 않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정말 즐겁게 축구를 했다. 감독이라는 역할과 책임에서 벗어나 승리에 대한 부담 없이 뛰는 게 이렇게 행복한 것이었다니. 때로는 경기를 구경하러 온 초등학생들과 어울려 공을 차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히딩크보다 더한 갈증을 느꼈다. 커다란 경기장에서 열한 명과 열한 명이 거칠게 맞붙는, 전쟁 같은 축구 경기가 하고 싶어진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시크릿을 믿게 되었다. 겨울이 다가올 때쯤 완도살롱을 찾아온 손님 한 분이 나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군청 소속 공무원인 그는 만약 주말에 시간이 괜찮고, 축구가 하고 싶으면 자신이 소속되어 뛰고 있는 축구팀에 와보라고 했다. 나는 이와 같은 제안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게걸스럽게, 그러겠노라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신화 FC'라는 팀의 이름이 꽤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