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전쟁이다 3
같은 지역에 연고지를 가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FC 샬케 04의 경기는 독일을 대표하는 더비로, 치열하기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경기가. 혹자는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축구 경기라 하면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ker, 바이에른 뮌헨 vs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100년이 넘는 레비어 더비에 비하면 2010년 이후 시작된 데어 클라시커는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
레비어 더비의 역사
사실 레비어 더비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루르 지역에 연고를 둔 *일곱 개 프로축구클럽이 서로 벌이는 모든 경기를 일컫는 말이다.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 04, VfL 보훔, MSV 뒤스부르크, 로트바이스 에센, 로트바이스 오버하우젠, SG 바텐샤이트 09
도르트문트와 샬케는 일곱 개 팀 중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와 역사를 만들어온 팀으로 이들이 벌이는 경기를 통상 ‘레비어 더비’라 부르고, 다른 다섯 팀 간의 경기는 ‘작은 레비어 더비(Kleine Revier Derby)’로 따로 구분해서 부른다.
광산지역이었던 겔젠키르헨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샬케와 망한 양조장(보루시아)의 이름을 빌려 도르트문트 지역에서 창단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100년 넘게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두 팀의 희비 또한 한 세기 넘게 교차해왔다.
1950년대 이전 : 샬케의 절대 우세, 샬케 구단 최전성기
1960년대 이후 : 도르트문트의 성장으로 인한 호각세
2010년대 이후 : 샬케의 몰락으로 인한 도르트문트 절대 우세
2010년대 이후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와 유럽 정상을 노리는 팀으로 성장한 것에 비해, 중하위권을 맴도는 샬케의 성적은 조금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레비어 더비가 벌어지는 날이면, 인근의 경찰 병력이 모두 출동해 양 팀 팬들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개와 사자의 시간
1969/1970 시즌 레비어 더비. 도르트문트의 홈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리드는 샬케의 것이었다. 도르트문트 팬들의 분노와 샬케 팬들의 기쁨이 뒤섞인 관중석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이 불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도르트문트 직원 한 명이 경기장 안내견의 목줄을 놓치며 벌어졌다. 안내견이 샬케의 주전이었던 프리델 라우쉬의 엉덩이와 게르트 노이저의 허벅지를 물고 만 것이다. 이 사건에 분노한 샬케 회장은 후반기에 열린 자신들의 홈 경기에서 경기장에 사자를 배치해 도르트문트 원정 팬들을 위협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후 도르트문트의 안내견이 샬케 선수들만 문 이유가 파란색 유니폼에만 반응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더욱 치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