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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영준 Nov 16. 2020

글쓰기법칙

9_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글쓰기 (2) : 보도자료를 맛깔스럽게

보도자료는 ‘사실’을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장으로 만들어집니다. 보도자료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장이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출입기자를 위한 ‘정보 보고문’입니다.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기사를 쓰기 때문에 보도자료도 기사의 형식을 따릅니다. 보도자료는 기사가 되기 바로 직전의 글로써 가능한 한 건조하게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기자가 어떤 방향으로 기사를 써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내용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일자지사一字之師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어 놓은 시문詩文에서 한 글자만 바꾸어도 글의 전체 느낌이 확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건조하게 사실만을 담아야 하는 글이 보도자료입니다. 아무리 건조한 글이라야 한다지만 글을 쓰다 보면 어디 아주 건조하게 팩트만으로 이뤄진 글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보도자료에도 작자의 마음이 담깁니다. 어떤 단어를 쓰는지에 따라서 작성자의 뜻을 완벽하게 담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자는 보도자료에서 팩트만을 가려내고 작성자의 의도는 제거한 다음 자신의 프레임에 담는 작업을 하지만, 잘 써진 보도자료를 만난 기자는 보도자료의 토씨 하나도 바꾸지 않고 기사로 베껴 쓰기도 합니다.

     

보도자료를 쓸 때는 기자가 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발화자發話者 아닌 청취자聽取者 중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글쓰기는 자기 할 말을 문자로 옮기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 독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도자료는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을 완벽히 지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기’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해서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홍보弘報 (PR로 번역함이 적절하다)의 주된 목적이라면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글쓰기도 그런 목적에 부합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글쓰기의 목적은 ‘설득’입니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첫 단계인 <보도자료>는 작성자의 뜻을 명확하고 건조하게 설득적으로 표현하는 매우 훌륭한 기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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