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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영준 Dec 04. 2020

글쓰기법칙

22_화끈한 한 방

글의 첫머리는 글의 목적에 적합한 강력한 한 방이라야 합니다. 독자는 앞부분 몇 줄만으로 그 글을 끝까지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묵직한 첫마디는 글 전체의 운명을 결정짓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무성의하게 써 놓은 글에는 독자를 붙들어 놓을 힘이 없습니다. 작가들은 가장 적절한 첫 부분을 얻기 위해 고민하죠. 그것은 글 한 편을 마무리할 때마다 겪어야 하는 산고産苦와 비슷합니다. 글의 첫머리를 위해서 작가들은 많은 책을 읽고, 고심하며 자신의 글 역량을 높이는 것이죠. 물론 한번 좋은 글을 썼다고 해서 두 번째도 그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첫 문장도 작가가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을 생각하면 그건 하늘이 내려 주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좋은 첫 문장은 좋은 두 번째 문장이 써지도록 이끕니다. 좋은 첫 문장은 무엇보다 독자의 마음을 붙들어 놓을 수 있는데, 작가에게 이보다 더 좋은 축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고통의 잉크도 준비되어 있고 심장에 펜을 콕 찍어 쓸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선배, 저는 여태 첫 문장을 기다리고 있어요." 

                                                               <작가들의 우정편지 중에서> 권지혜 작가의 편지     

좋은 첫 문장이 없다면 두 번째 문장도 그리 좋을 수 없습니다. 짧고 굵은 한 마디를 글의 앞에 박아 넣은 것으로 우리는 그 글의 뒷부분도 짐작할 수 있죠. 어떤 다음으로 글의 첫머리를 써야 할까요? 어렵사리 투자자와의 미팅을 잡았는데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투자자는 이미 나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투자자는 당신에게 “시간이 없으니 내려가며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합니다. 이제 당신에게 주어진 프레젠테이션 시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2,3분뿐입니다. 그 시간 동안 투자자의 마음을 붙들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입니다. 기승전결起承轉結 또는 기서결起序結의 구조를 가진 프레젠테이션은 이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 것입니다. 사업가는 무슨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해야 할지 전략을 완전히 그리고 즉시 수정해야 합니다.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말을 맨 앞으로 끄집어내야겠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투자자로부터 공항까지 함께 가며 더 설명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을지 그렇지 못할지는 전적으로 엘리베이터에서의 2,3분이 결정하는 겁니다. 문장의 첫머리는 엘리베이터에 투자자와 함께 오르는 사업가의 마음으로 간절히 찾아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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