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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황 Apr 20. 2022

정답 찾기는 이제 그만!

자존감 UP 시리즈

난 가끔 나보다 나이 많고 잘 나가는 사람들이 정말 싫어질 때가 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조만간 오십 인 걸 생각하니 말하고도 웃음이 나온다.


그들이 싫은 이유는, 정답 (그들이 정해놓은 답)을 맞추라고 하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6개월 동안 한국 교육 하나를 들었다. 비싼 수업료 때문인지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한 자리씩 하고 있거나, 이미 한 자리씩 했던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위축도 되고,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괜히 설레고 좋았다.


그러다 과정이 끝나고 스터디 모임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주눅이 들었다. 몇몇 사람들은 마주치기 거북할 정도로.  


왜 그럴까?


가만히 보니 의견을 말하면, 내 답이 완벽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싫었던 것이다.


외국에서 9년을 직장생활을 했고, 그 회사들이 외국계 회사들이었기에 난 의견을 말하면, "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좋네. 혹시 다른 의견도 있어?"라는 나를 인정해주고 괜히 자신감 뿜 뿜 해주는 문화에 익숙해져 왔었다.


그런데 아쁠싸, 한국 문화는 다르다는 걸 처음 느꼈다. 다양한 의견을 구하는 게 아닌 정답 찾기를 한다는 걸.  


초반엔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 더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 정답이라는 게 진실이 아닌, 자신들이 생각하는 답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듣고 싶을 때 자주 하는 그들의 질문,

"내가 좀 전에 뭐라고 했어요?"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이런이런, 나는 이미 지금 (Here & Now) 대화 흐름에 한참 빠져있는데, 지난 얘기로 내 주의를 돌린다.   


몇 번의 정답 찾기 경험을 한 후 그 게임에 말리지 않기로 다짐했다. 왜냐하면,

- 첫째, 내가 그 사람들 짜 놓은 판의 페이스에 말린다는 것,

- 둘째, 그들이 말하는 답이 세상의 답, 즉 절대 불변의 진실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답이었다.

- 마지막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얘길 계속 들으니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그래서 내 자존감이 점점 무너지는 걸. 특히 이 세 번째 이유로 나는 그들의 게임에 끌려가지 않고, 나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기껏 자존감을 잘 지키고 있는데, 며칠 전 멘토 코칭을 받으며 또 정답 찾기를 하시는 분을 만났다.


"Being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런저런 내 생각을 말한다. 그분은 계속 같은 질문을 한다. 이런이런. 1시간 미팅에 30분을 결국 Being의 목적에 대해 말하며 깨달았다.


'이 분, 또 정답 찾기 하시네.'  


그 순간부터 아무 말도 하기 싫어졌다. 결국 남은 30분은 그분의 끊임없는 정답 찾기를 하다가 끝났다. 본인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그 한 시간이 코칭 공부였다는 걸, 코칭 철학이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라는 걸 생각하니 자꾸만 화가 났다. 코칭 철학을 얘기해 드리고 싶다 생각하던 그 차에 그분은 정답 찾기 그 질문을 기어코 하신다.


"제가 좀 전에 뭐라고 했죠?"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저는 정답 찾기를 그만하겠습니다."


무슨 말이냐며 당황하시는 그분에게 속 좁은 나는 말한다.

"코치님이 원하시는 답이 있잖아요. 전 그걸 모르겠어요. 정답 찾기 시키지 마시고 그냥 얘기해 주세요."


1시간 미팅은 1시간 반짜리가 됐고, 미팅이 끝난 후 생각한다. 이 분과 다시 만나지 않게 해 달라고.


왜들 그렇게 꼭 이래 저래야 한다고 하는 걸까? 그들의 답도 정답은 아니거늘, 그들 시각에서 믿는 걸 왜 강요하는 걸까?


내가 왜 코칭을 좋아하는지 다시 깨닫는다.

"모든 답은 이미  안에 있다."

"모든 인간은 창조적이고, 자원이 풍부하며, 완전하다 (every human is creative, resourceful and whole).


완전하다 (whole)이다. 완벽 (Perfect)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모든 답을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존재다. 내가 원하는 걸,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할 수 있게, 그 답을 자신이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코칭이다. 비록 그 길이 가장 빠르지 않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는 그 길을 가련다. 내가 만든 나만의 길이니까.


원하지 않는 조언은 '잔소리'라는 말이 생각난다. 본인 의견과 방법을 강요하는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다.


"놔두세요! 내 길은 내가 찾게. 당신이 원하는 답을 따르지 않고, 나는 나만의 답을 찾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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