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 책을 읽기 전에 다른 책을 보다가 하도 집중이 안돼서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나 보자 하는 마음에 보게 되었다.
결과는 와 너무 재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읽었다. 마치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보는 거랑 똑같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데 억지로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유명한 작가의 글이니까 꼭 다 읽어야지 하면서 너무 힘들게 읽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아 책이라는 건 읽는 것도 고통스럽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근데 이 책은 진짜 글자 하나도 남김없이 다 읽었다. 왜 웹툰 볼 때도 재미있는 거 볼 때면 아깝게 하나하나 다 보듯이 이 책도 얼마 안 남은걸 보면서 아쉬웠다.
그래서 깨달았다. 책이라는 게 유명 작가가 되려면 이 정도의 구상력과 흥미진진한 요소를 넣어야 되는구나 하고 느꼈다. 물론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인 "초인 계획"을 읽을 때도 느끼지만 약간 남녀의 사랑을 그리면서 마지막에 결과를 보여주는 스타일 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읽었는데도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이게 분명히 글인데도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보신 분들이 결말이 어쩌고 하는데 다 읽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느끼긴 한다.
결말을 얘기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스포는 하지 않겠다. 그런데 결말을 떠나서 이 작가의 구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 외에도 책이 엄청 많은 걸로 아는데 모두 보고 싶어졌다.
나도 수학이라는 과목은 일생에 쓸모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좀 느끼는 바가 있었다.
아예 배제해버려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증명하려고 노력한 사람도 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그 어려운 식을 이해하려면 얼마나 고민을 해야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해본다. 또 답을 알아낸다 해서 무엇인가 얻는 것도 당장에는 없을 텐데 하고 의구심을 가져본다.
물론 소설이니까 다소 의문이 가는 부분은 있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감명받은 부분은 그냥 책에 빠져 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그냥 읽다가 어려운 한자 몇 개 섞이고 모르는 용어 나오면 대충 지나가면서 읽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재밌는 소설 한번 봐야겠다 하면 읽어 봤으면 좋겠다.
요즘 같이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때 삶의 교훈도 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