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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Sep 18. 2023

"사주의 메시지: 운명과 선택 사이에서"

대건 지음

5만원을 주고 사주를 보았다. "내 평생 또 언제 보겠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 사주가 어떤지,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보는 것 말고 유료로 풀어주는 걸 보고 싶었다. 나이와 이름, 태어난 시를 이야기했다. 결과는 "혼자 사는 여자들의 팔자"라고 나왔다. 혼자 사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사주에 여자는 들어와 있지 않으니 본인이 원한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한다. 왜 그러하냐고 물었더니 내 성향 자체가 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 나름대로 쿨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하긴, 집이 조금 더럽거나 방치된 물건을 볼 때면 참을 수 없는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다행히 인복은 있어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어울리는 일로는 마케팅이나 영업을 추천했다. 상대에게 필요한 말을 해주고, 비수 같은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잔머리가 뛰어나고 임기응변에 특출나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이전 회사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면 상황을 모두 듣고, 가능하면 모두에게 합리적으로 해결했던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누군가의 밑에서 하는 직장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특히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의 관계는 아주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나는 군대 생활을 매우 싫어했다. 간부 출신임에도 군대를 비하했었다. 내가 4년 반이라는 긴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었을 것이다. 군대라는 곳의 선배나 병사들과는 잘 지냈지만, 나를 속박하는 군대의 체계는 내게 큰 고통을 주었다. 군대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이며 항상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삶이 너무 힘들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이 맞지 않는 것도 거의 대다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서 4개월, 5개월, 1년 등 짧은 기간 동안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사주가 조금은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잔머리에 능하기에 비효율적인 것을 보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잔머리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 좋은 것일 수도 있다. 무조건 내 생각이 맞다고만 생각하며, 남의 의견이 더 좋을지라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그로 인해, 어쩌면 사주에 여자가 없다는 말도, 이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일 것이다. 혼자의 힘으로 만나기보다는 주변의 소개로 만나는 것이 좋은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금 씁쓸한 결과였지만, 한편으로는 내 성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글쓰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위안을 얻었다. 조그만한 정보를 가지고도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사람을 끌어모으게 되니,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금전적인 운도 후기부터 좋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요즈음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때로는 결혼한 선배나 친구들을 만나보면 그냥 혼자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나는 아직 미혼이기에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없지만, 어차피 돌아와야 할 삶이라면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남자고 여자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었다. 같이 살면 가족과도 싸우는데 생판 모르던 두 사람이 살면 서로의 살아온 삶이 많이 다르기에 사이가 나빠질 거 같았다. 그래서 혹시 결혼하게 되면 각자 따로 살고 1주일에 한 번씩 보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찌 되었든 사주라는 것이 정해진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 삶에 어떤 식으로 적용하면 도움이 될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사주나 타로 같은 것을 볼 때 불신을 하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한 모습을 볼 때면 약간 안타깝다. 그 사람들이 점쟁이도 아닌데 맞춰보라고 하는 식 말이다.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마음이 닫혀있는데 무슨 말이 들어올까 싶었다. 물론 이렇게 부정하다가 자신의 삶이 정말 사주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급격하게 사주를 믿을 수도 있다.


부모님들이 과거에 남녀 궁합이나 사주에 신경 쓰는 것을 볼 때면 참으로 쓸데없는 것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조금 변했다. 어쩌면 사주풀이처럼 인생의 삶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건지도 모르겠다. 명리학이라는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언제 태어났는지와 그 시기를 고려하면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에는 부모님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되고 특정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그저 그런 삶을 살게 되는 거 같다. 또한 사주풀이를 하기 전에 관상도 보는데 이때 사람의 얼굴을 보면 살아온 흔적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를 참조해서 사주에 포함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주의 해석에도 구애받지 않고, '나의 인생은 나만의 손으로 직접 그린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행복하고 활기찬 삶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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