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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과 탈락, 그리고 나의 길

by 대건

후임자의 면접이 끝났다. 사실 이미 내정된 사람이 있었기에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면접이 진행되자, 혹시나 하는 마음이 스쳤다. 한순간의 망설임이 추가 지원자를 불러왔고, 결국 그들이 추천한 인물이 선택을 받았다. 내가 데려오려 했던 사람은 끝내 자리에 앉지 못했다. 그가 시간을 달라며 머뭇거린 탓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자리는 배송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는 기피 구역이었다. 그래서 구역의 일부를 덜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부터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량이 많아야 지원자가 늘 것이라는 실장의 예상은 정반대로 빗나갔다. 사실 이는 팀장이 의도한 바였고, 결국 그의 계산대로 지원자가 몰려든 셈이었다.


혹여 지원자가 없으면 내가 타팀으로 옮기지 못할 거라는 압박에 못 이겨 물량을 줄였던 것이, 뜻밖에도 내가 데려오려 했던 사람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었다. 내 후임자가 누구든 이제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에게 있었다. 이미 이전 회사를 정리한 터라 반드시 이곳에 와야만 했는데, 잠시 시간을 달라던 그의 머뭇거림이 결국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 냉정히 말해 책임은 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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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자주 생각하고 곱씹으면, 그것이 마음의 성향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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