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하자마자 물량이 확 떨어졌다.
이게 단순히 경기 불황 때문인지, 아니면 일요일 배송을 앞세운 택배사들이 판을 바꿔버린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만 연초에 계약이 끝나면서, 꽤 큰 화주들이 다른 데로 갈아탄 건 맞는 것 같다. 현장은 그런 걸 숫자보다 먼저 체감한다. 며칠만 지나도 손이 가벼워지고, 차 안이 허전해진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회사도 가만히 있지는 않으려는 모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휴일 배송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AI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새 물류센터를 짓고, 그걸로 일요일까지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말은 그럴듯하다. “이제 우리도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우리 회사는 타 택배사들에 비해 물량이 적은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요일 배송을 한다고 시스템을 억지로 돌리면, 결국 기사들 입장에서는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량은 그대로인데 근무일만 늘어나면 남는 게 없다. 쉬는 날이 사라지는 건 둘째고, 수익이 줄어드는 게 더 아프다. 일요일 배송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물량이 두 배가 되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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