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속의 합의점

by 대건

팀을 옮기고 드디어 첫 회식을 했다. 거의 4개월 만이다. 그동안 한 번쯤은 꼭 해야 한다는 말이 몇 번이나 오갔지만, 늘 누군가의 일정이 걸렸다. 그 핑계는 너무 익숙해서, 이제는 ‘언젠가 하겠지’라는 말로 서로를 달래는 수준이 됐다. 그러다 어느 날 달력에 동그라미가 찍혔고, 우리는 드디어 같은 날 같은 시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일요일 오후 2시. 회식 시간으로는 흔치 않다. 그래서였을까. 다들 몸은 와 있었지만 마음은 다른 데에 두고 온 사람처럼 보였다. 가볍게 점심을 먹으며 시작한 자리는 얕은 대화로 흘렀고, “한 잔 더 하시죠” 같은 묵직한 제안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분명 회식인데도 분위기는 이상하게 일상적인 점심 약속처럼 담담했다.


한 달 전에 일정이 공유됐을 때 모두 “네, 참석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그 말의 무게는 ‘회포를 푸는 만남’이라기보다는, 그냥 ‘같이 밥 먹는 약속’에 가까웠던 것 같다.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는 자리인데도 어딘지 모를 거리감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었다. 웃고 떠드는 소리보다, 서로 눈치를 살피는 침묵이 더 자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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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자주 생각하고 곱씹으면, 그것이 마음의 성향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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