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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Sep 30. 2022

신참자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옮긴이 김난주

이번에도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었다. 만족했다. 이 책 역시 특별했다.


늘 있던 형사물이 아니다. 또한 엄청난 반전을 가져다주는 내용도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음 따뜻해지는 내용이었다. 살인사건을 가지고 그런 결말이 나와 의아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형사는 사건만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과의 사이도 해결해 주는 사람이다. 형사라는 사람은 단순히 범인만 잡으면 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요즘 하도 범인 추리하는 재미 들려서 누가 범인 인가만 찾다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형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해결해 준다. 단순히 살인사건 현장에 있는 남겨진 과자만을 보고 그건 누가 샀으며 어떻게 오게 되었으며 왜 왔는지까지 세세하게 조사한다. 살인 현장과 관련된 사람이면 누구든 알리바이를 전부 조사한다. 이 형사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집요하게 알아낸다. 거짓말도 알아낸다. 그리고 왜 그리 했는지도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지도 잘 안다. 마치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나온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잘 나타 냈으며 고부간의 갈등, 중년부부의 이혼, 집 나간 아들, 결혼하고 싶은 독신녀,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가는 커리어우먼의 이야기 등 한 사람에게 이어져 있는 모든 관계에 얽혀있는 매듭을 풀어준다.   

  

진정한 사건 해결이란 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단순히 범인만 잡고 끝냈다면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단순한 내용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어 본다면 우리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뻔한 이야기 일수 있다. 부모님에게 잘해드려라, 자식이라고 봐주면 안 된다, 공부고 뭐고 내 길 찾아간다, 부모님은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등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내용은 책 끝부분에 나온다. 선임 형사가 자식을 잃게 된 내용이었다.


무면허로 오토바이 타다 걸린 아들에게 훈방조치만 하고 내보냈다가 후에 똑같이 사고가 나서 잃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감싸기만 해서는 올바로 클 수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마음에 와닿았다. 아들은 아빠가 경찰이라 사고 쳐도 빼내 준다고 자랑을 하면서 또 오토바이를 탔다고 한다.  

   

아닌 건 아니라고 올바르게 잡아주었어야 했는데도 내 자식이라는 이유로 감싸다가 잘못된 길로 가게 되어 많이 후회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범인도 공감하고 진실을 얘기했다. 

    

물론 이 것도 전지전능한 주인공 신참자가 진행한 내용이었다. 자신이 얘기하는 것보다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 얘기하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험에서 나오는 진실함은 역시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집 나간 아들도 엄마의 마음을 나중에서야 이해하고 열심히 살기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가끔은 티격태격 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항상 서로를 위한다는 내용이었다.  

   

해피엔딩은 약간 낯 뜨겁다 생각했는데 이번엔 괜찮았던 것 같다. 물론 죽지 않고 살았다면 더욱 좋았을 테지만 추리 소설인만큼 이해하기로 했다.   

  

한 가지의 상황을 두고 그렇게 많은 일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지만 모르고 알 리가 없는데 알고 있고 복잡하다. 다만 모든 걸 서로 아는 게 좋은 것도 아닌 것 같다. 


너무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모든 경찰이 이 책에 나오는 경찰처럼 사람의 마음속의 사건을 해결해주면 좋겠다. 그걸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어 잘 지낸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지 않겠는가   

  

부모 자식 간에 오해를 풀고 잘 지내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 싶었다 

     

물론 현실에서도 그런 마음을 해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설 안의 형사처럼 마음을 꿰뚫어 보지는 못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없을 것이다. 

    

죽은 여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번역일 찾아갔지만 돈벌이가 시원찮아 고생한 내용은 씁쓸했다. 자신의 꿈을 찾아 나오긴 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힘들게 산 내용이다. 남편이 부자로 나오는데 위자료로 얼마를 줬길래 궁핍하게 살았을까 싶었다. 돈을 방탕하게 쓴 내용은 없었는데 좀 아쉬웠다. 결국 그것으로 인해 죽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냥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번역일에 사생결단을 냈어야 했다. 남편이 별로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좀 지원 좀 해주지 집에 있기 싫어 죽겠다는데 현실적으로 도와줬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뭐 그랬다면 소설 내용이 이상해졌으려나  

   

끝으로 이 책의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했다. 

     

매번 이렇게 내용이 다를 수 있을까, 매일같이 생각하고 쓰면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건가

글이라는 게 매번 넷플릭스 보는 것처럼 궁금하고 계속 보고 싶게 쓸 수 있는 걸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저자의 책을 보고는 가능은 한 거 같다고 생각했다.

이 작가의 책 모두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제작을 잘해야겠지만


이미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책만큼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교훈도 주고 재미도 있다.     


아직도 읽을게 산더미라 좋다. 어떤 내용으로 또 즐겁게 해 주려나


기대가 아주 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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