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건 지음
이 직업은 내가 은행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 헤매다가 형이 하는 사업에 조금 보탬이 되고자 바이럴 마케팅을 배워 쓰고자 함이었다. 당시만 해도 다음 카페가 네이버 보다도 더욱 우세한 상황이었는지라 다음 카페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자 입사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만 들어서는 바이럴 마케팅이 뭔지 잘 모른다. 인터넷으로 광고해준다는 것은 알겠는데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하는 건지 전혀 몰랐다. 내가 들어간 회사는 선물 옵션 대여계좌를 운영하는 곳이었다.
쉽게 말해 선물 옵션을 하기 위해 계좌를 빌려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챙기는 곳이다.
입사하고 내 pc를 받고 본격적인 광고업무가 시작되었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다음 카페에 불리는 일이다. 일명 게시판에 N 마크가 뜨게 하는 게 목적이다. 게시물은 없을지언정 불을킨다.
그래야 사람들이 이곳은 활동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다. 게시판을 하나하나 글을 썼다 지웠다가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이었다. 이후에는 네이버 검색 상단에 위치하기 위해 홍보글을 작성한다.
절대 컨트롤 C+V로 하면 안 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알고리즘이 걸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단에 노출될 수가 없다. 그리고 내용이 같아서도 안된다. 그래서 교묘하게 살짝 바꾸고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에 걸리도록 글과 이미지 등을 첨부해서 올린다.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그때는 이런 식으로 반복적으로 올리면 올라갔다. 그리고 노출이 잘되는 아이디는 거래도 된다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글을 아무리 써도 노출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옆의 있던 다른 직원들의 글은 잘 올라갔다. 우리의 목적은 네이버 상단을 모두 점령하는 것이었다. 키워드는 당연히 대여계좌, 선물, 옵션 시황분석 등 뭐 이런 것 들이다.
보너스도 있었다. 대여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이 누구의 사이트를 통해서 들어왔냐에 따라서 준다.
물론 불법적인 일은 아니었다. 정당하게 등록되어 있고 문제 되는 일은 초반에는 없었다.
다음 카페를 꾸미고 네이버 블로그도 수정하면서 글을 올리는데 처음에는 재밌었다.
세상에는 이와 같은 일을 해도 먹고살 수 있다는 걸 그때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흘러 문제가 터졌다.
어느 날 티브이에서 보는 것처럼 경찰과 기자가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나를 비롯한 팀장과 그 사무실에 같이 있던 콜센터 상담원들도 조사를 받게 되었다. 두려웠다. 내가 범죄를 저지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따라간 부장은 여러분들 그냥 하시던 일 그대로 얘기하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물론 했던 일 그대로 얘기했다. 그런데 경찰이 무언가를 캐내려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미니선물 관련 내용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거 하는 사람들을 찾는 중이었나 보다.
결과만 얘기하자면 그냥 무혐의로 끝났다. 하지만 그런 걸로 인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았더니 회사에 대한 정나미가 다 떨어져 버렸다. 회사에서도 이번 일로 인해 그만두게 된다 해도 인정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만뒀다. 주식 세계의 입문은 내게 그렇게 끝이 났다. 사실 경찰이 무서웠다.
우편물로 조 사장 같은 게 날아오니까 겁이 났다. 다신 안 가기로 했다. 그 후로 그들이 어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때 운영하던 카페는 운영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름 블로그를 운영하는 법과 카페 관리 등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던 건 좋았지만 끝이 씁쓸했다.
그때 일했던 것 중 기억나는 게 그 팀장이 바이럴 마케팅 관련해서 유능해 보였다는 거다.
스카우트돼서 들어왔다고 들었다. 어떻게 실적을 내고 해야 하는지 회의하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 기억하는데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멘털이 나갔던 걸로 기억이 난다.
지금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그 역량으로 다른 걸 홍보해 줬다면 잘됬을 거 같다.
네이버 검색 상단에 2페이지를 다 우리가 쓴 글로 도배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게 기억났다. 시스템을 인간의 힘으로 농락한 순간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블로그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검색 상단에 위치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실제로 그러한 방법이 매출로 이어지니 돈을 싸들고 와도 이상할 건 없었다.
물론 나는 그때 경찰서에 한번 갔다 와서 다신 그쪽은 손도 데지 않았지만 그 기술력만큼은 뛰어났던 거 같다.
지금은 노출 기준이 바뀌었겠지만 지금까지 계속해왔다면 아마 그 방법도 또 찾지 않았을까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열심히 혼신의 힘을 다해서 글을 써도 노출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생업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을 이기기 힘들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워낙 카톡이나 다른 게 많이 발전해서 인터넷 다음 카페는 활동을 하지 않는데 가끔은 그때처럼 카페 활동하는 것도 나름 재밌었는데 약간 그립다는 생각도 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