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배달 경험담 2부

우체국 택배

by 대건

그렇게 초반에 배달 방향에 대해서 극복했다. 다른 택배는 주소를 어떻게 주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어플이 좋아져서 더 쉽게 한다는데 나 때는 아무튼 카카오 맵으로 극복했다.


그렇게 배달 방향을 극복하고 안심하던 찰나에 두 번째 문제에 부딪쳤다. 그것은 바로 오배송이다. 분명 맞게 배달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잘못 가져다 둔 것이다. 호수는 맞았지만 동을 잘못 가져다 두었다.

문제는 그 사실을 모르다가 며칠 지나고 알게 되었다. 아이스박스에 들어있는 제품이었는데 다 녹았다. 당연히 배상해줬다.


그러다가 또 일이 터졌다. 동호수를 헷갈린 것도 문제지만 잘못 배송한 곳에서 물건을 가지고 집안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일단 물건이 내 집 앞에 있으니까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건 택배사의 잘못이라면서 말이다. 물론 좋은 분들은 연락도 해준다. 그렇지만 대다수는 모르쇠다. 그냥 변상해주면 될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객은 그렇게 생각 안 하고 물건을 찾아달라 요구한다. 이유는 구매를 또 신청해야 하니 번거롭고 받아야 할 날에 받지 못한 게 이유가 크다. 그래서 그날 2시간을 그것 때문에 헤매다가 집에 갔다. 물론 물건은 못 찾고 고객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수긍하고 배상해줬다.


한편으론 고가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노트북이나 핸드폰 같은 경우라면 그거 하나 배상해주면 멘털이 터졌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문 앞 배송에 회의를 느꼈다. 그렇지만 고객을 일일이 마주하면서 배상하기란 쉽지 않다. 적정한 배달수수료를 받는다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속도가 생명이다.


이거 빼고 저거 빼면 한 달에 2백 정도 번다고 보면 된다. 그런 상황에서 고객을 마주하면서 배달을 한다? 그렇게 되면 백 만 원 벌이도 안될 것 같다. 애초에 너무 낮아진 단가가 문제다. 물가상승률도 있고 그렇다고 택배비를 올리자니 고객이 구매를 안 하는 것도 있고 기업에서 다량으로 단가를 후려쳐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또한 구역이 아파트라도 많으면 한 번에 물량을 많이 뺄 수 있는데 초반에는 계단이 많은 아파트와 주택단지 위주로 가게 된다. 이것도 처음에는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죽을 맛이었다. 아니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런 곳은 모두 1층에 두고 간다는데 솔직히 그렇게 하고 고객이 물건을 못 받으면 누구 책임이 되는 것인가 말이다. 내 책임이라 또 물어줘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모든 택배 배달원들이 느끼는 고충이니 나도 참아내고 할 수 있었다.


그래 그런 것은 견딜 수 있었다.


진정한 문제는 팀장과의 갈등이었다. 괜히 생긴 문제는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 부적응자로 윗사람만 보면 이를 악물고 싸우는 타입도 아니다. 순종하면 순종했지 결코 육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팀장은 상상 이상이었다. 초반에 일부려 부려먹은 거야 알려주는 거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점점 자기 배달구역에 있는 외곽지역을 주는 것이다. 그것도 언덕에 있거나 들어가기 힘들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그런 곳이다. 거기다 본인이 배달이 많이 남으면 같이 하자고 연락을 해온다. 물론 무보수다. 배달수수료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무리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그 팀장의 그런 만행을 참아오고 견뎌낸 사람들이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니까 팀장이라는 그 사람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건 나를 소개해준 그 지인조차도 그 사람의 수발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는 돈 좀 빌려 달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듣기로는 그 팀장만 그런 게 아니라고 한다. 그게 오히려 당연한 거고 자기도 밑에 사람일 때는 그렇게 했었다는 것이다. 군대처럼 짬이 쌓이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버텨가며 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그 팀장에 대한 분노 때문에 회의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렇게 4개월을 버텨가며 지내가던 찰나에 이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보수도 더 챙겨주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니 함께 하자는 것이었다.


두말없이 돌아가겠다고 했다. 지인 얘기로는 그 팀장 덕분에 아픈 병상에서 복귀하고도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아무 말 없이 그만두었다. 다행히 택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후임자는 금방 구할 수 있었다.


정의구현을 하지 못하고 떠난 게 아쉽지만 내가 다시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기를 원했다. 또한 그래도 그게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 내가 나설 일이 아닌 듯 보였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말을 동조했다면 싸웠을 테지만 나를 오히려 이상하게 본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럴 수 없었다. 변명일지 모르겠지만 굳이 내가 그들을 대변해주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떠나는데 우체국에서 일을 잘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일을 그만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순간 이실직고하고 싶었지만 이 사람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냥 이전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이 와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완벽한 이유는 아니지만


난 4개월 동안 사고를 터트린 적이 없다. 처음 며칠 배달사고가 난 이후 모든 제품을 배달하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일만큼 내가 잘했다고 생각한 게 없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혹여라도 택배 배달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사진을 찍으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쿠팡은 초입이 많아서 무조건 찍으라고 하는데 일반 대다수 택배기사들은 찍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달할 수량이 많은데 언제 찍느냐고 한다. 물론 속도는 떨어진다 그렇지만 그걸 믿고 하다가는 배상의 위험이 크다.


변상해주면 그뿐이라는 논리로 배달하다가는 큰코다칠 것이다.


지금은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걸 보면 울분이 좀 쌓였던 것도 같다.

하지만 뭐든지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인생 경험 찐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초반에 시작하는 분들은 배달 후 사진 찍기를 반드시 권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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