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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Nov 11. 2022

패럴렐 월드 러브스토리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김난주 옮김

이번엔 또 무슨 내용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려나 큰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식상했다. 결말도 뻔하고 어떤 교훈도 없던 것 같다. 약간 억지 설정이 많은 것 같고 미스터리 하다는 느낌만 살린 내용인 듯하다.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에 대해 무언가 서로 얽혀 있는 내용이기를 바랐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냥 남자 2 여자 1 삼각관계인데 사랑이냐 우정이냐로 갈등하다가 결국 터지는 내용이다. 

    

이해할 수 없는 내용 투성이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도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 작가의 패턴에 슬슬 적응하는 모양이다. 끝맺음이 영 석연치 않은 건 왜일까라는 기분이 많이 들며 많이 풀어놓은 떡밥들을 정리하고 끝내려니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굳이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보자면 친구에 대한 갈등 부분이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인데 여자 한 명 때문에 우정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는 공감도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지낸 친구인데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니까 친구를 원망하는 모습은 일정 부분은 그럴듯했다.

      

삼각관계와는 별개지만 예전에 친구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실로 몇 년 만에 보는 친구였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친구한테 전화가 오더니 급작스레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자기 이번에 결혼해야 한다면서 먼저 간다고 했다. 물론 그 친구랑 나와는 많이 친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다른 친구는 친했다. 섭섭해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 같았다.

     

아무렴 여자가 좋기로서니 이미 모임을 하고 있는데 파투내고 가는 그 친구가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여자에 미쳐서 우정을 쉽사리 져버리는 모습에 실망했다. 혹 늦게라도 돌아왔다면 그렇게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친구를 볼일이 없다. 친구인지도 잘 모르겠고 결혼을 했는지조차 모르겠다.  

    

물론 결혼 적령기를 지나쳐서 혼자될까 두려운 마음을 가질 법 하다. 사회의 인식이나 어른들의 시선도 있고 나이 어린 후배들이 보는 모습에 강박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살아갈 날이 분명히 많이 있는데 섣부른 판단으로 등 떠밀리듯이 가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오래도록 알고 지내온 친구를 당장에는 필요 없는 것 같다고 져버리면 새로 들어온 사람도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고 본다.  

   

친구를 저버리면서 결혼할 생각은 없다. 물론 그 친구가 밥 먹여 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가지고 있는 추억들이 있는데 쉽사리 접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 물론 가끔 친구한테 실망할 때도 있지만 그건 그 친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서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마지막에도 결국 찐친은 우정을 택한다.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라면 어쩔 거냐고 묻는다면 나 역시 흔들릴 것 같긴 하다. 

    

분명 초반부에 재미없는 내용이라고 감상을 밝혔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것은 맞다.

억지 설정은 분명히 있었지만 내용 전개는 물 흐르듯이 지나간다. 다른 소설책은 읽는 둥 마는 둥 읽지만 이 책은 버스를 탈 때고 중간에 쉴 때도 그렇게 몰입이 된다. 

      

마지막이 좀 이상하게 회상씬으로 끝나버려서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다른 책도 다 이래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독자에게 알아서 생각하라는 것이려나 

    

우정이냐 사랑이냐  

    

둘 다 취할 수는 없는 것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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