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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Nov 12. 2022

어서 오세요, 휴 남동 서점을 읽고

황 보름 지음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별로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하지만 1,000개가 넘는 한 줄 서평에 궁금증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었다고 얘기하겠다.


심오하게 얘기하는 듯싶다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리고 사람 하나하나에 집중되어지게 하는 인물 설정 또한 재미있다. 예를 들어 열심히 공부만 해서 엘리트의 길을 걷고 살았으나 취업이 되지 않아 삶에 흥미를 잃은 사람, 게임도 공부도 관심 없어진 고등학생, 남편을 애라고 생각하는 로스팅 업체 사장 등 이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네 일상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물론 소설이니까 어느 정도는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도 그리만 된다면 행복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서점이 아니었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 일 것이다. 책에서 묘사한 것처럼 학생 때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게 다 쓸모 없어지는 것만큼 허망한 게 없다는 게 이해되었다. 물론 책에서야 공부해도 취업이 안되니 어쩌니 하면서 공감을 산부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시켜서 한일은 이유도 모른 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다 나중에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 라면서 설득한다. 그걸 듣지 말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지만 대다수는 이유 없이 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런 부분들을 읽으면서 내 지난날도 떠올리면서 읽게 되었다.


책 내용과는 별개로 나름 걱정스러운 부분이 생겼다. 분명 날 위해 사는 게 맞는 삶이고 회사의 톱니바퀴처럼 사는 게 싫어서 다들 일을 관두면 그 일들은 누가 할 것인가 이다. 너도 나도 내 삶 찾아 떠나고 내가 하고 싶고 쉬운 일만 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은 누가 하게 될까? 내가 볼 때는 아직도 기성세대들이 하고 있다 본다.


사실 어른들이 하는 말도 맞다. 꼰대들이 자기가 그렇게 했으니까 너네도 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그들이 없으면 내가 해야 한다. 직장생활이 힘들면 그냥 그만두라고 쉽게 얘기하는 사람은 삶의 무게를 모르는 사람이다. 다달이 내야 할 게 있고 생활을 해야 하는데 쉽게 정리 못하는 게 당연하다.


꿈같은 삶을 사는 게 좋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을 인정해야 된다. 가뜩이나 세계정세도 불황이고 주식 흐름도 좋지 않은 마당에 우리나라만의 특색을 찾아야만 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던지 탄탄한 기업을 만들던지 대책이 시급하다. 너도나도 땅 놀이에 빠져 미쳐 살다가 나라가 위태로워 질지도 모른다. 쓸데없는 공상 일지 모르겠지만 요즘 에세이들을 읽다 보면 전부 회사 그만두라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걱정을 좀 해봤다.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라는 겟 스마트의 저자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이 떠올랐다.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며 how만 생각한다. 다시 한번 기억하고자 적어봤다. 요즘에 되뇌는 내용이다.

그래도 걱정이 돼서 좀 더 적어 본다. 혹시라도 책의 내용을 읽고 서점에 대한 꿈을 안고 시작한다면 포기하길 권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하물며 서점이라니 반대한다. 물론 나는 서점 자체에 가는 것은 좋아한다. 하지만 보관이힘들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다. 또한 커피의 맛이 원두 내리는 방법에 다르다고 얘기하지만 내가 먹어본 바로는 맛에 특별한 차이는 없다. 아쉽지만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에게도 카페를 차리지 말라고 권한다.


요즘 상가들을 가보면 전부 커피만 판다. 카페 지옥이다. 전부 맛이 비슷하다. 허황된 꿈을 좇는 이들에게 카페와 서점만큼은 참아달라 외쳐본다. 이미 주변 지인 2명이나 멸망했으며 지나가던 서점에 손님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또한 책 속에 주인공 남편은 정말 불쌍한 사람이다. 여자가 갑자기 일하다가 멘털이 터져서 이혼하고 살던 집도 팔아버리고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남편이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 해 달라는 거 안 해준 것도 아닌데 삐쳐가지고 사업 시작한 게 이해가 안 되었다. 소설이니까 사업이 잘된 거지 실제였으면 어후 끔찍하다.


시급을 다른 곳보다 많이 준걸로 나오는데 그건 불가능한 급여다. 실제 편의점 사장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이 책을 봤으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많이 받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내 욕심을 채우려고 안 주는 게 아니다. 솔직히 내가 사장인데 아르바이트보다 돈을 못 버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희망에 가득 찬 내용이지만 실질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좀 멀어서 아쉬웠다. 갑자기 비평하는 분위기가 되었지만 없는 사실을 얘기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독성만큼은 좋았던 글에는 인정한다. 캐릭터 묘사 또한 말이다.

소설이니까 따뜻한 마음을 주고자 노력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현실과 공상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를 바란다.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찾고,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이 제공하는 인사이트와 영감을 통해 우리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때로는 현실과 대비되는 공상적인 요소들이 우리에게 깊이 있는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얻은 감동과 교훈을 잊지 않고, 삶의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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