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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떨림 Oct 28. 2021

Let's Party, 파티가 주는 '행복'

내가 좋아하는 '할로윈 파티'


어릴때부터 흥이 많았다. 춤 추는 것을 좋아해서 노래듣고 몸을 흔들어 대곤 했다. 그런데 부끄러움이 많아서  편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긴했지만 특정의 다수의 앞에서 춤을 추는 건 꺼려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수련회랄지 졸업여행이랄지 각종 행사에서 각 학년 대표 아이들이 나와 춤을 추곤 했다. 초등학생 4학년이거나 5학년 쯔음 됐을 때 춤을 췄던 것 같다. 대표로 나가 춤을 추긴 했는데 그 이상으로 발전하진 못했다. 내 동네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춤을 추는 곳이 어딘지도 알았지만 그냥 용기가 나지 않았다. 춤은 추고 싶었는데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어 나의 단짝 친구와 버려진 한 공간에서 즐기면서 춤을 췄다. 신기하게도 내가 다니는 학원 위층이 텅빈 공실이었고 그 곳에는 전신거울이 사방에 있었다. 그 거울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 그냥 즐거웠다. 힙합 바지도 입어보고 늘어진 티셔츠도 입으면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너무 신이 났다. 내 친구는 모범생이었다. 나 또한 공부도 안하고 놀고만 다니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냥 한 때 춤이 좋은 아이였다. 


그렇게 취미로 춤을 추고 다녔고 고등학생이 되어 춤과는 이별을 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됐고 신입생이라는 이름으로 장기자랑을 해야했고 그동안 갈고 닦은 춤실력을 뽐냈다. 그러다 누구나 다르지 않게 취준생이 되었고 그냥 칙칙한 삶을 이어갔다. 춤을 잊고 살다 살을 빼야한다는 생각으로 에어로빅을 등록했다. 


"와... 이거 너무 재미있네."


엄마 앞에서 신이나서 가수 렉시의 '애송이'를 신나게 췄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춤과는 거리가 먼 분이시라 앞에서 흔들어 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눈동자를 어디에 둘지 몰라하셨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어느날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바에 갔는데 그곳에는 술을 마시며 춤을 췄다. 시골 마을 전라도 광주에서도 런그공간이 있었다. 그냥 춤이 좋아 단짝 친구와 그곳을 자주 찾았다. 그렇게 젊은 시절 열심히 놀았던 탓인가. 요즘엔 그런것들이 '다 그래, 다 그런 시기가 필요하지. 나때는 말이야'라며 라떼를 그렇게 눈뜨자마자 마신다. 


요즘엔 신이난 음악이 나오거나 내가 기분이 꿀꿀하면 아이들과 춤을 추거나 혼자 춤을 추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 있다. 스트레스가 풀린달까. 나는 뛰어난 가수나, 댄서의 피가 흐르진 않았지만 내 피에는 흥이 끓었다.


"춤이 별거냐??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 


요즘에도 육아가 힘들거나 내가 슬펐을때, 그리고 춤추고 싶을땐 춤을 췄다. 그냥 신이났기 때문이다. 일상을 살면서 이렇게 흥이 넘치는 순간이 '춤' 빼면 무엇이 있을까.


그러다 일년에 한두번 연중행사가 돌아오면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신이난다. '할로윈 데이' 그리고 '크리스마스'다. 우리나라 설날이나 추석과 같이 무겁지 않은 가벼운 연중행사. 그냥 내 자식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인 거다. 


그러다 보면 내 딸과 아들을 어떻게 꾸며줄까 하는 생각에 한달 전 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독특하게 꾸며주고 싶지만 이건 재능의 문제인 것이다보니 내가 아는 만큼의 꾸밈이 시작된다.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아이들도 즐거워 한다. 


앞서 짧게 살았던 쿠웨이트에서는 할로윈 데이에 맞춰 행사를 진행했다. 내가 살던 아파트? 아닌 빌라? 여튼 내가 살던 단지에서 연중행사로 거대한 파티가 열렸다. 각 세대에 일정한 회비를 걷고 다양한 이벤트를 불러 아이들을 위한 세상을 꾸몄다. 정말 신이났다 아이가 아닌 나 또한 신이 났다. 파티라는 명목하에 나 또한 꾸밀 수 있는 이유가 있었고 신이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이집저집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원없이 얻었고 부모님 간섭없이 달디 단 사탕과 초콜릿을 먹을 수 있었다. 


나에게 할로윈 데이는 그냥 신이나는 날이다. 누구에게나 즐거움이 허락되는 날이자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을 해내는 그런 날이다. 사람에겐 이런 날이 필요하지 않나. 근 10년을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에게 허락된 금기가 풀리는 날. 할로윈 데이~ 당신에게 그런 날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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