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의 그림일기

받아쓰기 22.11.17

by 뽀글이 주인님

빵득이네 어린이집에선 매주 목요일마다 받아쓰기 시험을 친다. 그런 이유로 빵득이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다. 덤으로 피아노 학원에 가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원 버스에서 내리면 항상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은 표정이 묘하다. 아니나다를까 받아쓰기 결과 때문이다. 10번 정도 줄곧 100점을 받았고 내내 스스로의 자랑이었는데 오늘 하나를 틀려버린 것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에서 그토록 원하던 체르니 100번 들어가는 날이라 금방 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이건 별개의 문제였나보다. 집에 와서도 받아쓰기 시험 이야기를 하더니 저녁을 먹고 홀연히 사라진 일곱살. 정리를 마치고 씻기려고 찾으니 책을 읽고 있다. 책 제목이 ‘엄마, 받아쓰기 해 봤어?’다. 우리집에 이런 책이 있는지 오늘 첨 알았다. 뒤끝이 굉장히 긴 어린이다. 별눈치를 다 보게 만든다. 그런데 엄마는 오늘의 틀림이 더 좋다. 실수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인걸 알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빵득이가 잘 못 하는 태권도에 보내는 이유기도 하고. 쿨쿨 자고 내일이 되면 잊어버리길. 세상엔 수 많은 시험이 널 기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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