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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2편 조선 (1) #9

요堯를 이은 순舜 (2/2)

by 잡동산이

앞서 요 70년 요가 뒤를 이을 사람을 찾았을 때 요가 뽑아 쓰고 있던 사람들, 요를 따르던 사람들은 요와 같은 세대이자 피붙이인 우 대신 순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가 느꼈을 실망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기 오제본기는 제홍-씨의 아들 혼돈, 소호-씨의 아들 궁기, 전욱-씨의 아들 도올을 천하가 걱정하였으나[E-6:①-㉒], 요는 이 사람들을 버리지 않았다[E-6:㉓-㉕]고 적었습니다. 먼 피붙이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알았지만, 요는 그들 벌하지 않고 보호했던 것입니다.


E-6 사기 오제본기: ① 옛날 ② 제홍-씨[帝鴻-氏]에게 재주없는[不才] 아들이 있었는데, ● (제홍-씨의 아들은) ③ 의義를(=올바른 사람을) 가리고 ④ 도적질[賊](=도적들)을 숨기며 ⑤ 나쁜 일[凶], 못된 일[慝]을 하기 좋아하니, ⑥ 천하가 ● (이 사람을) 이르기를 ⑦ 혼돈渾沌이라고 하였다. ⑧ 소호-씨[少暤-氏]에게 재주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 (소호-씨의 아들은) ⑨ 믿음[信](=믿을 만한 사람)을 상처입히고[毀] ⑩ 충忠(=충성하는 사람)을 미워하며 ⑪ 꾸미는 것[飾]을 높이고 ⑫ 말하는 것을 미워하니, ⑬ 천하가 ● (이 사람을) 이르기를 ⑭ 궁기窮奇라고 하였다. ⑮ 전욱-씨[顓頊-氏]에게 재주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 (전욱-씨의 아들은) ⑯ (다른 사람을) 가르치거나[教] 타이를[訓] 수 없었으며 ⑰ 이야기하는 말[話言]을 알지 못하니, ⑱ 천하가 ● (이 사람을) 이르기를 ⑲ 도올梼杌이라고 하였다. ⑳ 이들 3(명) 피붙이들[族], ㉑ 세상이 ㉒ (이 사람들을) 걱정하였다. ㉓ 요堯에 이르러 ㉔ 요가 ㉕ 아직 (이 사람들을) 버릴 수 없었다. ①昔②帝鴻氏有不才子③掩義④隱賊⑤好行凶慝⑥天下●謂之⑦渾沌⑧少暤氏有不才子●⑨毀信⑩惡忠⑪崇飾⑫惡言⑬天下●謂之⑭窮奇⑮顓頊氏有不才子●⑯不可教訓⑰不知話言⑱天下●謂之⑲梼杌⑳此三族㉑世㉒憂之㉓至于堯㉔堯㉕未能去


그러나 사기 오제본기는 또한 요는 순이 말하자[E-7:②-③] 곤을 우-산에서 죽였다[E-7:⑩,⑫-⑬]고 적었습니다. 우의 아버지 곤 또한 요의 피붙이, 그것도 더욱 가까운 피붙이였으나, 요는 먼 피붙이인 혼돈, 궁기, 도올과는 달리 그를 벌하였던 것입니다.


E-7 사기 오제본기: ① 이 때에 ② 순舜이 ③ 돌아와 제[帝](=요)에게 말하여 ● 청하기를, ④ 공공共工을 유릉幽陵에서 떠나보내[流](=유배보내) ⑤ (그 일이) ⑤ 북쪽 변방 사람들[北狄]을 바꾸도록 하고, ⑥ 환두讙兜를 숭-산[崇-山]에서 놓아주어[放] ● (그 일이) ⑦ 남쪽 변방 사람들[南蠻]을 바꾸도록 하고, ⑧ 삼묘三苗를 삼위三危에서 옮겨 ● (그 일이) ⑨ 서쪽 변방 사람들[西戎]을 바꾸도록 하고, ⑩ 곤鯀을 우-산[羽-山]에서 죽여[殛] ● (그 일이) ⑪ 동쪽 변방 사람들[東夷]을 바꾸도록 하였으면, 하였다. ⑫ 4(명)이 ⑬ 죄를 받으니[罪] ⑭ 천하가 모두 ⑮ 따랐다. ①於是②舜③歸而言於帝●請④流共工於幽陵●⑤以變北狄⑥放讙兜於崇山●⑦以變南蠻⑧遷三苗於三危●⑨以變西戎⑩殛鯀於羽山●⑪以變東夷⑫四⑬罪⑭而天下咸⑮服


우는 이러한 일에 대해 말을 꺼낸 순을 요 대신 탓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허락한 것은 요였니, 앞서 다른 피붙이들을 대하는 것과 같이 마음만 먹었다면 곤을 죽이지 않을 수 있었을 요가 그러지 않고 곤이 죽도록 한 것니다. 우가 실망에 이어 미움까지 느꼈 것임을 짐작하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우가 났으며, 도움받을 사람이 없던 요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사기 오제본기는 요 70년에 순의 나이가 30이었다고 하였습니다. 하의 해를 세는 법을 통해 보면 순의 나이는 15었을 뿐이고 요가 뽑아 쓴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가 요를 돕지 않는다는 정치적인 결과를 들어낸 순의 말이 전히 순 자신에게서 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우가 요를 돕지 않도록 하여 요를 자리에서 몰아내기 쉽도록 하는 꾀를 내고 순을 앞세워 꾀가 이루어지도록 였을까요? 요에게서 손해를 보아 순에게서 이득을 보고자 하였던 사람이 그리하였을 것입니다.



사기 오제본기는 고양-씨, 고신-씨 때의 재주있는 사람들의 후손 16명[E-8:①-⑩]이 있었는데, 요는 이 사람들을 뽑아 쓰지 않았지만 순은 뽑아 써서 일들을 이루어내었다[E-8:⑪-㉓]고 적었습니다. 서 이야기한 조건에 잘 맞아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E-8 사기 오제본기: ① 옛날 ② 고양-씨[高陽-氏]에게 재주있는 사람들[子] 8명[人]이 있었으며, ③ 세상이 ③ 그들의 이로움을 얻었고 ● (사람들이) (그들을) 이르기를 ④ 팔개八愷라고 하였다. ⑤ 고신-씨[高辛-氏]에게 재주있는 사람들 8명이 있었으며, ⑥ 세상이 ● (그들을) 이르기를 ⑦ 팔원八元이라고 하였다. ⑧ 이들 16(명) 피붙이인 사람들은 ⑨ 세상에서 그(=그들이) 잘하는 것[美]을 다스리며[濟] ⑩ 그 이름을 무너뜨리지[隕] 않았다. ⑪ 요에 이르러 ⑫ 요가 ⑬ 아직 (그들을) 뽑을 수 없었다(=뽑아 쓰지 않았다). ⑭ 순이 ⑮ 팔개를 뽑아 ⑯ (팔개로) 하여금 후토后土의 우두머리노릇하며[主] ⑰ 100(가지) 일들을 살펴 ● (100가지 일들이) ⑱ 때에 맞추어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하였다. ● (순이) ⑲ 팔원을 뽑아 ⑳ (팔원으로) 하여금 5(가지) 가르침을 주변에 퍼트리도록 하니, ㉑ 아버지의 올바름, 어머니의 사랑함, 형의 가까이함, 아우의 삼감, 아이들의 효도함이, ㉒ 안에서 다스려지고 ㉓ 바깥에서 이루어졌다. ①昔②高陽氏有才子八人③世得其利●謂之④八愷⑤高辛氏有才子八人⑥世●謂之⑦八元⑧此十六族者⑨世濟其美⑩不隕其名⑪至於堯⑫堯⑬未能擧⑭舜⑮擧八愷⑯使主后土⑰以揆百事●⑱莫不時序●⑲擧八元⑳使布五敎于四方㉑父義母慈兄友弟恭子孝㉒內平㉓外成


그리하여 우가 MC-1778후가 순을 뽑아 쓰기 시작한 시기에 요를 떠나 따로 하를 다스기 시작하 순은 요를 가두고 그 대신하여 일을 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요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순을 앞세워 요를 몰아낸 것이었으니 순이 한 일들 가운데에는 요가 새로 만들어낸 일하는 방식을 던 것으로 - 옛날 일하던 방식으로 되돌리는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연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요의 일을 기록한 다른 문자 자료인 상서 우서편 요전은, 요가 366날마다 날을 보탠 달을 두고 4가지 때에 맞추어 세歲를 이루도록 하였다[L:①-④]고 적었습니다. 사기 오제본기는 이것을 옮겨 적으면서 표현을 조금 고쳐 세歲의 366날마다 날을 보탠 달을 두어 4가지 때에 맞추도록 하였다[E-9:①-③]고 적었습니다.


L 상서 우서편 요전: (제帝가 말하기를 ")① 366날마다[朞] ② 남는[閏] (날들을 보탠) 달[月]로써(=달을 두어) ③ 4(가지) 때들을 바로잡고(=4가지 때들에 맞추어) ④ 세들[歲]을 이루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帝曰)①朞三百有六旬有六日②以閏月③定四時④成歲
E-9 사기 오제본기: (요는) ① 세歲의 366날[日]에(=366날마다) ② 남는[閏] (날들을 보탠) 달[月]로써(=달을 두어) ③ 4(가지) 때들을 바로잡도록(=4가지 때들에 맞추도록) 하였다. ①歲三百六十六日②以閏月③正四時


사기 오제본기에서 위의 구절들을 읽다보면 요가 만든 해 세는 법을 순, 그리고 우의 하가 썼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하의 해 세는 법은 1해를 2년으로 세는 것이니, 우는 요가 만든 해 세는 법을 쓰도록 하지 않은 것입니다. 렇다면 의 해 세는, 새로운 방법은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 짐작하였듯이 요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순을 앞세워 요를 몰아내고 그리하여 요가 자리에 오른 시기보다 앞서 일던 방식을 다시 되돌리고자 하였면, 그러한 사람들에게 있어 요가 몸소 만든 해 세는 법은 되돌려야 하는 것 가운데에서도 높은 우선 순위를 졌겠지요. 그리하여 요의 해 세는 법, 순 그리고 우 쓰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생겨납니다. 1해를 1년으로 세는 은의 해 세는 방법은 요의 해 세는 방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요의 해 세는 법은 어떻게 은의 해 세는 법 - 절기에 맞추기 위하여 정월은 달라졌지만 - 으로 이어졌을까요?


은이 하를 물리치고 다스리기 시작한 시기에 해당하는 은의 왕은 탕이지만, 그 시기는 이미 하의 해 세는 법이 235.5해 넘게 쓰인 뒤이니 요의 해 세는 법은 남아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요의 해 세는 법을 알고 쓰기로 한 은의 왕은 탕보다 앞서 활동한 은과 관련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순부터 쓰이지 않은 이 법을 알고 전할 수 있던 사람은 순에게서 신하노릇하였던 설, 로 은을 처음 다스리기 시작한 탕의 조상 뿐입니다.


어째서 설은 순의 뜻과 달리 요의 하 세는 법을 은의 해 세는 법 - 절기에 맞추기 위하여 정월은 달라졌지만 - 으로 삼았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기 오제본기와 은본기에 남아 있습니다.




사기 오제본기와 사기 은본기는 순이 제의 자리에 오른 뒤에 설이 사공이 되어 5가지 가르침을 퍼트리도록 하였다[E-10:⑦-⑨ = G-3:⑦-⑨]고 적었습니다. 이것은 설이 잠시나마 순의 신하로 일하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10: 사기 오제본기: ① 순이 ● 말하기를 "② 설契, ③ 사람들이 ④ 가까이하지 않으니 ⑤ 5가지[品]가 ⑥ 뒤따르지 않는다. ⑦ 네[汝]가 ⑧ 사공司徒이 되어 ⑨ 삼가며 5(가지) 가르침[五教]을 퍼트려 ⑩ (사람들에게) 느슨함[寬]이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①舜●曰②契③百姓④不親⑤五品⑥不馴⑦汝⑧爲司徒⑨而敬敷五教⑩在寬
G-3 사기 은본기: ① 제 순이 ② 이어 결에게 명령하였으며, ● 말하기를 "③ 사람들이 ④ 가까이하지 않으니 ⑤ 5가지[品]가 ⑥ 뒤따르지 않는다. ⑦ 네[汝]가 ⑧ 사공司徒이 되어 ⑨ 삼가며 5(가지) 가르침[五教]을 퍼트려 ⑩ (사람들에게) 느슨함[寬]이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①帝舜②乃命契●曰③百姓④不親⑤五品⑥不馴⑦汝⑧爲司徒⑨而敬敷五教⑩在寬


하지만, 사기 오제본기는 순이, 설이 아니라 전욱-씨의 후손인 팔원에게 5가지 가르침을 퍼트리도록 하였다[E-7:⑲-⑳]고 하였습니다. 그 뒤에 - 가 하를 다스리기로 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 설이 은을 다스리기로 하였던 것을 보면, 설은 오래 순의 신하로 일하지 않고 떠나 은에서 왕 노릇하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설이 하도록 하였던 일을 앞서 순을 내세워 요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하여 공을 세운 팔원이 하였던 일로 적고 있는 것을 보면, 순이 요를 밀어내었듯 팔원이 설을 밀어낸 것이 설은 순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니다. 문에 순이 요가 하였던 일을 옛 일로 되돌렸듯이, 설 또한 순이 하였던 일을 되돌리고자 하을 것이고 그러한 일들 가운데에서 요의 해 세는 법은 높은 우선 순위를 차지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은이 요의 해 세는 법을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법은 역원 - 해를 세는 시작 시점의 간지 - 이나 정월 또는 남는 달을 두는 방식만 조금씩 고쳐지며 은을 이은 주, 그리고 그 뒤까지 이어졌습니다.


은의 해 세는 법은 단-군에 이어 조선의 우두머리가 되었던 은의 기-자를 통하여 조선에 들어와서 쓰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조선의 옛 해 세는 법 - 하의 해 세는 법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흔적을 앞서 본기의 구절과 함께 살펴보았지요.




이제 조선과 관련된 시간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이 끝났습니다. 조선의 해 세는 법이 되었던 하의 하 세는 법이 어떻게 하에서 쓰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요의 하 세는 법에서 비롯한 은의 하 세는 법이 어떻게 은에서 쓰이게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은의 하 세는 법이 조선에서 하의 해 세는 법을 대신하게 되었던 상황 바로 전까지도.


다음 글에서는 우의 하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고 몇 가지 일들을 더 이해하는 것으로 2편의 큰 줄기 대부분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러는 가운데 조선과 관련된 땅 이름이 하나 나데, 그것에서 이어질 이야기를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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